'입 단속' 나선 공천 실무 이철규…당 일각에선 부글부글

이현주 2023. 8. 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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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하지 못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내 파장이 일고 있다.

당내에서는 일반론적인 얘기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수도권 위기론과 잼버리 책임 여부 등을 놓고 최근 당 지도부 비판을 이어온 일부 의원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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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침몰하게 하는 승객 승선 못한다' 발언
총선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역 의원들 겨냥
윤상현·안철수 등 지도부 비판론 경고 메시지 해석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하지 못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내 파장이 일고 있다. 당내에서는 일반론적인 얘기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수도권 위기론과 잼버리 책임 여부 등을 놓고 최근 당 지도부 비판을 이어온 일부 의원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은 전날 비공개 의총장에서 '한배를 타고 가는 데 있어서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노력해서 가야 하는데 분란을 일으킨다거나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번 발언은 총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 논란이 됐다. 더욱이 현역의원들이 자리한 의총장에서 한 발언이어서 이목이 쏠렸다. 한 초선의원은 "얘기를 듣는 순간 그런 (당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사람이 누굴까, 누가 있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이철규 사무총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수도권 위기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해 이 사무총장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 위기론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 사이에서 표출되고 있다. 인천 지역구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연일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날도 윤 의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발전을 위해서 진정성 있는 발언을 할 수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 사무총장이 명확하게 무슨 발언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셔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존재감이 없고, 책임감이 없다"면서 "이런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 대통령과 장관만 보이고 우리 당과 당 대표는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음 날, 10일 한 방송에 나온 윤 의원은 김기현 당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영남지역 의원이라는 점을 짚으며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도권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는 지도부"라면서 "위기조차 못 느끼는 당"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이 대통령실에 너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총선은 당이 치러야 할 일"이라면서 "당대표가 대통령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내고 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에 끌려가고 목소리를 못 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당이 지역구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9일 KBS라디오에서 당내 공천 공포가 있느냐는 질문에 "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분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제 목소리를 잘 못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면 문제라고 생각을 해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주저하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경우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도 "지금 당 대표가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모를 정도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집권당으로서 큰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당내에서는 이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일반적인 말씀 하신 거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 초선의원도 통화에서 "비판은 하되 비난은 하지 말라는 차원의 얘기였다"면서 "생각이 다르면 어떻게 같이 정당에 있겠나. 사무총장이 한 번씩 이런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심을 좀 하라는 의미 정도인 것"이라면서 "없는 얘기도 지어내서 하는 비판들이 나오니 자제하라는 말 같다"고 풀이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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