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박힌 고성능 폭탄 설치했다" 또 일본발 테러 예고

대법원·시청·지하철역 등이 타깃으로 거론
경찰, 일본 경시청에 공조 요청해 수사 진행

관공서와 학교 등 국내 주요 시설을 폭파하겠다는 일본발 테러 협박 이메일이 또 발송됐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일본 대사관과 일본인 학교, 대법원, 지하철역 등을 폭파하겠다는 메일이 이날 0시쯤 국내로 발송됐다. 고양·대구·부천·성남·안산·안양·인천시청도 테러의 타깃이 됐다.

전국 단위 시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16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경찰특공대와 탐지견이 폭발물 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작성자는 "바늘이 박힌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며 "폭파 시간은 8월 18일 오후 3시 34분부터 8월 19일 오후 2시 7분"이라고 적었다.

메일은 지난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러를 예고한 일본의 법률사무소 계정으로 발송됐다. 발신자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현직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唐澤貴洋)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9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재명 대표 협박 메일 기사를 언급하며 "내 이름이 허락 없이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이런 종류의 범죄를 단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 테러 예고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국내로 발송된 협박 메일은 다섯 번째다.

16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일본발로 추정되는 폭파 협박 이메일로 인해 경찰특공대와 탐지견이 폭발물 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시청·남산타워·국립중앙박물관 등을 폭파하겠다는 테러 메일이 잇따라 발송됐고, 연일 경찰이 수색하고 시민들은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메일에 적힌 시한폭탄 등의 위험 물건은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 메일이 일본 내 인터넷 주소(IP)에서 발송된 사실을 확인하고 일본 경시청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으나 수사에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일본에서는 최근 타인의 계정을 훔쳐 이메일을 보내는 식의 피싱 범죄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역 특정하지 않은 폭파 협박 이메일 오기도

지난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폭발물 탐지견과 함께 순찰을 돌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이날 지역을 특정하지 않은 철도시설 폭파 협박 이메일이 전달돼 경찰이 대비와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속철도시설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이메일이 외교부를 통해 경찰에 접수됐다. 대상 지역이나 구체적인 장소는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협박 메일은 파푸아 뉴 기니에 있는 한국대사관이 최초로 수신해 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상 지역이나 구체적인 장소는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기에 경찰은 전국 시·도 경찰청에 관련 내용을 전파하고 각 철도 역사와 주요 철도시설에 특공대, 기동대, 형사 등 경력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 남산타워, 일본대사관, 대법원, 지하철역, 전국 각지 시청 등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해, 연일 일본에서 국내로 발송되는 협박 메일과 유형이 비슷하다"며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