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일 3국 협력 '뉴노멀' 만드는 게 목표…새 전환점 될 것"

김형구 2023. 8. 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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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캠벨(오른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 공동취재단

18일(현지시간) 미국 데이비드 캠프에서 열리는 한ㆍ미ㆍ일 정상회의에서 3국 협력 관계를 ‘뉴노멀’이 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미 정부 고위 인사가 말했다. 또 이번 정상회의에서 안보와 첨단기술, 교육 등 주요 분야에서 3국 협력을 강화하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3국 정상회의 연례화에 합의할 것이라고 미 백악관은 밝혔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16일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대담에서 “18일 정상회의에서 3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야심찬 이니셔티브를 보게 될 것”이라며 “3개국 정상들의 공동 목표를 강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범위의 문서와 성명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로) 21세기를 정의하는 3국 관계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ㆍ미ㆍ일은 정상회의 연례화를 비롯해 3국 국가안보 및 외교장관 회담 정례화 등의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3국 정상을 포함한 정부 내 인사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할 것이고 중대한 상황 시 대화와 참여를 약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ㆍ미ㆍ일 3국 간 핫라인을 설치하고 위기 시 상호 협력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채택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회의 뒤인 19일은 그 전과는 다른 날 될 것”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날 캠벨 조정관과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 미라 랩 후퍼 NSC 인도태평양전략국장을 초대해 3국 정상회의 관련 대담을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매뉴얼 대사는 특히 “이번 정상회의가 3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정상회의 다음 날인) 8월 19일은 (정상회의 전날인) 17일과는 다른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은 3국 관계가 세 정상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목표는 이를 뉴노멀이 되도록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3국의 각국 정권이 바뀌더라도 상호 협력 관계를 되돌리기 어렵도록 제도화하고 이를 위해 지도자 정상회의를 비롯해 다양한 층위의 회담을 정례화하는 방안이 이번 회의의 결과물로 나올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후퍼 전략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2년 동안 한ㆍ일 관계에 집중했다”며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인기가 없을 것임을 알면서도 한ㆍ일 관계 개선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취임 1년 만에 이런 목표를 달성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ㆍ일 양국 정상의 관계 개선 노력과 관련해 캠벨 조정관은 “기막힌(breathtaking) 외교”라며 “현대 외교 이니셔티브에서 톱클래스의 반열에 속하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외신센터(FPC)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 공동취재단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외신센터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 협력 강화에 도움이 될 이니셔티브들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 이니셔티브는 3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될 이니셔티브들은 상당히 미래지향적이며 3국 관계 개선의 장기적 공약을 다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안보 문제는 주요 의제지만 이번 회의는 안보 환경 이상에 대한 것이며 경제부터 외교, 안보까지 광범위한 이슈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이번 회의가 쿼드(Quad,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4자 안보 협의체) 등과 같이 발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회의는 공식적인 3국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회의의 목적은 인적 유대를 개선하고 경제적 기회와 번영을 증진하며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중국이나 역내 특정 도전에 관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중국이 이번 3국 정상회의를 두고 이른바 ‘미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를 만들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과 관련해 캠벨 조정관은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인도태평양의 많은 국가가 중국 조처로 현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ㆍ미ㆍ일은 근본적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한ㆍ일 관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매우 명확한 조사 결과를 냈고 이는 3국 모두에 대체로 수용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후쿠시마에서 저녁을 먹겠다”며 일본의 방류 계획을 두고 “투명했고 과학적 기반을 갖췄다”고 했다.

◇‘월북 미군 망명의사’ 북 주장에 “의심하고 봐야”=커비 조정관은 지난달 월북한 주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망명 의사를 밝혔다는 북한 발표에 대해 “평양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회의적으로(skeptically) 봐야 한다”며 “평양에서 나오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환멸을 느낀 킹 이병이 북한이나 제3국으로의 망명을 원한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는 신뢰할 수 없다는 평가다.

미 국무부도 북한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 서면 질의에 “킹 이병이 했다는 말은 검증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의 안전한 귀환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를 한 주체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북한의 발표로) 바뀐 것은 없다”고 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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