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법원 "우크라 체류로 국가에 부담 줘"

재판부 "특가법 위반 및 여권법 위반 혐의…모두 유죄로 인정"
"여권범 혐의 인정하고…도주치상 입힌 피해자 피해도 회복 돼"
이근 "항소 여부, 법무팀과 결정할 것…징역형 판결 예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외국인 의용병 부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이근 전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지난 3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여권법 위반 및 도주치상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이근 전 해군특수전단(UDT/SEAL) 대위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은 이날 오전 10시 여권법 위반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를 받는 이 전 대위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도 함께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여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된다. 다만 양형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여권범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도주치상 입힌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리고 벌금형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된다"고 판시했다.

동시에 재판부는 "여행금지 지역으로 결정한 우크라이나에 체결한 것은 본인의 의도와 달리 국가에 과도한 부담을 줬기에 죄책이 무겁다"며 "도주치상 입힌 피해자와도 합의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 전 대위는 '항소할 것 이느냐'는 질문에 "법무팀과 상의하고 결정하겠다"며 "징역형은 예상했다"고 짧게 말했다.

이 전 대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국제여단 소속으로 활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 여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7월 서울 중구에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나 도주치상 등 혐의도 받는다.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따른 여권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우크라이나에 가면서 여권법을 위반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다른 나라에 가서 사람을 살리는 것이 진정한 군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