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시아나항공, LSG에 기내식 대금 182억 지급해야"

LSG스카이셰프코리아, 아시아나항공에 승소
아시아나항공이 낸 742억 맞소송은 기각

아시아나항공과 LSG스카이셰프코리아가 벌인 수백억원대 기내식 공급대금 소송전 1심에서 LSG가 이겼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지연되는 상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회일)는 LSG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182억여원대 기내식 공급대금 등 청구소송 1심에서 "아시아나항공이 LSG에 182억7614만원 및 관련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제기한 742억2200여만원 규모의 반소(맞소송)는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아시아나항공이 내도록 했다.

앞서 LSG는 2003~2018년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기내식 공급업체를 게이트그룹과 합작으로 세운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 바꿨다. 이후 게이트그룹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세운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하지만 LSG에서 GGK로 계약 회사를 무리하게 바꾸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이 대거 공급되지 않는 이른바 '기내식 대란'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GGK에 사업권을 뺏긴 LSG는 "기내식 공급계약이 부당하게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이 BW 투자를 강요했고, 이를 거절한 LSG를 대신해 GGK와 계약을 맺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LSG는 "2015년부터 3년여간 미지급된 기내식 공급대금 등을 달라"며 2018년 5월 182억여원을 청구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오히려 LSG가 과도하게 기내식 비용을 청구해 왔다"며 이듬해 1월 맞소송 성격으로 740억원 규모의 기내식 공급대금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LSG는 아시아나항공의 부당한 계약 파기를 이유로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별도로 제기했는데, 이는 2021년 11월 LSG의 일부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1심은 "LSG가 계약 연장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신뢰 또는 기대권을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부여받았다거나, 아시아나항공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LSG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은 일부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아시아나항공이 LSG에 1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 회사인 금호고속을 부당 지원하고 30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월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