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교통사고 위장' 육군 부사관…법정서 혐의 전면 부인

사망보험금 4억7000만원 타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피고인 측 "아내 목 조른 행위 자체 없어…교통사고도 고의 아닌 과실, 죄 성립 안 돼"
유족 "피고인, 본인 살기 위해 하는 거짓말…아내 잃은 남편으로 절대 보이지 않아"

사고 당시 구조활동 벌이는 119대원들ⓒ연합뉴스

아내를 살해한 후 교통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기소된 육군 부사관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살인, 시체손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를 받는 A 씨(47)의 변호인 측은 16일 강원 춘천 제3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변호인은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아내 B(41) 씨의 목을 조른 행위 자체가 없었고, 교통사고는 고의가 아닌 과실이기 때문에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아울러 보험사기 역시 같은 이유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돼 A 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2분께 강원 동해시 구호동 한 도로에서 숨진 아내 B(41) 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옹벽을 들이받는 등 위장 교통 사망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는 A 씨가 B 씨의 사망보험금 명목으로 4억7000여만원을 타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적시됐다.

A 씨는 범행 당시 은행 빚 약 8000만원을 비롯해 여러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으로부터 총 2억9000만원에 이르는 채무를 지고 있었고,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여러 차례 단기 대출을 받은 상태였다.

검찰은 A 씨가 B 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위장 사고를 냈다는 기존의 공소사실에 더해 택일적 공소사실로서 'A 씨가 B 씨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B 씨가 사망했다고 착각, 범행을 은폐하려고 교통사고를 내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케 했다'는 혐의를 추가했다.

이날 B 씨의 영정을 들고 법정을 찾은 그의 동생은 공판이 끝난 뒤 "(A 씨가) 자기가 살려고 하는 거짓말이라고 알고 있다. 저 사람 말을 100% 신뢰할 수 없다. 아내를 잃은 남편의 모습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다음 재판은 9월 15일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