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9 휘영, 흔들리는 청춘의 표상 [D:PICK]

류지윤 2023. 8. 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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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9의 휘영이 2018년 엠넷 '고등래퍼2'에 출연했던 이유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3년, 휘영이 모방할 수 없는 진정성을 내세운 자작곡을 발표하며 솔로의 시작을 알렸다.

사실 휘영은 정식 음원 발표곡 외에도 자신의 사운드 클라우드 계정에 자작곡을 수년간 공개해 왔다.

휘영은 가사에 주로 사랑과 이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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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5' 솔로곡 발표

"데뷔 무대를 할 때 랩을 반 마디하고 내려왔다. 그런데 못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자괴감이 들었다. 무시도 많이 받았는데, 랩 안하면 안되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SF9의 휘영이 2018년 엠넷 '고등래퍼2'에 출연했던 이유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3년, 휘영이 모방할 수 없는 진정성을 내세운 자작곡을 발표하며 솔로의 시작을 알렸다.

ⓒSF9 인스타그램

색이 확고한 그룹에서 솔로 활동을 앞둔 멤버는, 많은 고민을 거친다. 팀의 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기존 프레임을 깨거나 확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작사·작곡을 하는 멤버라면, 잘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까지 담아내야 하는 숙제를 부여 받는다.

자신이 발음하는 가사만큼은 직접 쓰는 아티스트인 휘영은 '오솔레미오', '질렀어', '굿가이', '여름 향기가 날 춤추게 해', '퍼즐' SF9의 앨범에도 종종 참여해왔다. 여기까지는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휘영은 정식 음원 발표곡 외에도 자신의 사운드 클라우드 계정에 자작곡을 수년간 공개해 왔다. 사운드 클라우드 게재된 자작곡만 '난장판', '엠티'(EMPTY)', '010', 'EX', '불씨', '눈', 'OTL', '싸이코'(PSYCHO), '러브 더 워드(LOVE THE WORD) 등 20곡이 넘는다. 같은 그룹 유태양, 찬희, 엔플라잉 승협, 민서 가까운 이들과 협업도 적극적으로 해왔다.

휘영의 사운드 클라우드는 자신의 음악적 도전과 실험을 펼치는 공간인 동시에 성장을 기록하는 일기장과도 같다. 이에 팬들은 그가 무슨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와 함께 성장을 함께 목격할 수 있었다.

'드라이브5'도 휘영의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한 차례 공개됐던 음원이다. 그의 사운드 클라우드에 먼저 공개됐던 날것의 '드라이브5'는 비트를 다듬고 가사를 보완해 정식 음원으로 더 큰 세상으로 나왔다.

'드라이브5'는 기타 테마와 매력적인 비트가 어우러진 R&B 곡으로, 긴 만남 뒤에 온 짧은 이별의 순간을 '드라이브'에 빗대어 표현한 곡이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있던 버전이 이별을 예감한 남자의 심정을 담았다면 이번에 발표된 곡은 이별을 맞이한 상황으로 풀어냈다. 또 랩 뿐 만 아니라 보컬까지 소화했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이브5'는 휘영의 성장과 도전, 시작이 응집돼 있는 영리한 결과물이다.

휘영의 음악적 장점은 솔직함과 근성이다. 휘영은 가사에 주로 사랑과 이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서정과 낭만, 그리고 지질함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 보통 직접 곡을 만드는 아티스트에게 자양분은 본성과 경험이다. 이에 싱어송라이터들은 자신의 것을 어디까지 꺼내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데, 휘영의 경우 주로 외로운 타자성이 주체가 돼 씁쓸함, 연약함, 외로움 등을 주저 없이 발설한다.

감정의 바닥까지 긁어내 완성한 느낌이다. 즉 상처받기 쉬운 청춘의 찰나의 감정을 포착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에 휘영의 가사는 허세가 없고 어렵지 않다. 그의 노래들은 듣고 있자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의 "잘가, 나의 위대하고 사랑스러운 그대, 잘가 나의 사랑, 잘가 나의 빠르고 깊은 시냇물이여, 하루종일 출렁이는 당신의 물소리를 정말 사랑했고 당신의 차가운 물살 속에 몸을 던지는 것을 정말 사랑했어"라는 한 문장이 자주 떠오르고는 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휘영이 부르는 이별의 아픔은 비참하게 들릴 순 있어도 비굴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 경계를 지켜내는 센스와 내러티브가 곧 휘영의 잠재력이다.

휘영은 이번 '드라이브5'를 발표하면서 스스로 자신이 특출나게 잘난 것이 없다고 고백했다. 유일하게 자신 있는 것이 반복하는 일이라, 꾸준히 음악을 만들 뿐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하지만 반복할 수 있는 꾸준함이 가장 큰 재능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이 꾸준함을 통해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숙한 음악을 발표 할 수 있었다. 1999년생인 휘영은 아직 청춘의 한 가운데 서 있다. 그가 앞으로 겪을 감정과 경험들이 어떻게 음악으로 완성될지 다음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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