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은 전선 때문" 전력사 피소…파산 위기
전력 회사는 판결 나지 않은 사안에 말 아껴
산불 원인, SNS에 음모론·가짜뉴스도 퍼져
1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이 하와이섬의 대형 전력회사가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끊긴 송전선이 산불 원인" 지적…"예방 조처도 안 해" 소송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화재 참사와 관련해 현지 대형 전력회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와 그 자회사 3곳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엔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마우이 라하이나에서 거주하는 한 부부가 이들 전력회사를 상대로 중과실 등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허리케인 '도라'로 인해 강풍이 마우이섬에 불어닥쳤을 때 송전선이 끊겨 날리면서 스파크를 일으켜 산불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목격자 인터뷰와 영상, 위성 사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6시 37분께 라하이나에서 끊어진 한 송전선이 건조한 풀밭에 떨어져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이 불꽃은 땅을 점차 검게 그을렸고 불길은 인근 마당으로 빠르게 번져갔다.
이 불씨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지면서 오랜 역사를 가진 라하이나를 9시간 만에 집어삼킨 것이다.
이들은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라하이나에 화재가 시작되기 전, 강풍과 산불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전력을 차단하는 등 예방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강풍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임의로 전력을 차단하는 '공공안전 전력 차단'(PSPS)을 시행한다. 강풍으로 인해 나뭇가지 등이 전력선에 닿아 산불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조처로, 캘리포니아 등 많은 주의 전력 회사들이 이를 도입했다.
하지만 하와이안 일렉트릭과 그 자회사가 일부 전신주와 전선이 넘어져 초목이나 땅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력을 끊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산불의 공식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와이안 일렉트릭 "판결 나지 않아 언급하지 않을 것"
원고 측은 "송전선들이 주택과 건물, 교회, 학교, 역사·문화 유적지를 파괴한 빠르고 치명적이며, 파괴적인 라하이나 산불을 일으켰을 것이라 본다"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자신들이 제기한 소송을 이번 산불로 재산을 잃었거나 다친 주민 모두를 당사자로 하는 집단 소송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소송 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짐 켈리 하와이안 일렉트릭 부사장은 "당장은 마우이의 비상 대응을 지원하고 가능한 빨리 전력을 복구하는 것에 주력하겠다"며 "지금으로선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우리는 주와 카운티의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리 기무라 하와이안 일렉트릭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에 정전 프로그램이 없으며 전력을 차단하면 전기로 작동하는 의료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와이의 역대급 산불로 15일 오후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06명이다. 하와이 당국은 "현재 시신 탐지견들이 피해 지역의 32% 정도를 탐색했다"며 "(DNA 감식 등으로)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현재까지 5명뿐"이라고 밝혔다.
하와이 산불에도 '음모론·가짜뉴스' 등장…"사고 수습 어렵게 만들어" 지적
한편 하와이 산불이 레이저 광선 무기로 발생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X(옛 트위터),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외신은 "잿더미가 된 땅을 사들여 리조트 등으로 개발해 큰돈을 벌려는 부유한 이들이 DEW(Directed Energy Weapons·직격 에너지 무기)를 활용해 공격했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 등 터무니없는 주장이 조작된 영상과 함께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5월 '스페이스 X'의 팰컨 9 로켓 발사 당시 영상을 짜깁기해 이것이 마우이섬을 향한 DEW 공격이라 주장하는 식이다. 올해 초 칠레에서 있었던 변압기 폭발 영상을 활용해 광선이 산불을 촉발했다는 온라인 게시물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DEW는 적외선이기 때문에 맨눈으로 볼 수 없다"며 이 같은 허위 주장에 넘어가지 않기를 당부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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