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최선을 다했습니다, 괜찮습니다

기고자/이병욱 박사(대암클리닉 원장) 2023. 8. 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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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태어났을까요? 저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태어나고, 그 임무를 다하면 요단강을 건너가게 되는 것이지요.

요단강 앞에 선 사람들은 슬픔을 느낍니다.

그러나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변한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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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보내는 편지>
사람은 왜 태어났을까요? 저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태어나고, 그 임무를 다하면 요단강을 건너가게 되는 것이지요.

요단강 앞에 선 사람들은 슬픔을 느낍니다. 신앙의 깊이와는 별개로 이별 앞에서 슬플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강물을 건너가는 사람이나 배웅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슬픔은 누구나 한 번은 반드시 건너가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변한 것이 없습니다. 단지 잠시 헤어져 있는 것일 뿐이지요. 요단강을 건너 천국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병욱 박사의 <일상은 아름다워> 37.9X45.5cm Acrylic on Canvas 2020
어쩌면 요단강을 건너간 사람보다 남은 사람이 더 허전하고 상실감이 클지도 모릅니다. 남편, 아내 혹은 자식이나 부모와 헤어지면 그 순간 삶이 180도 변합니다. 특히 환자의 투병 생활이 힘들면 힘들수록 보호자의 외상도 커지지요. 암 환자 중에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 중에도 더러는 6개월 정도, 심하면 몇 년씩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다. 믿음으로 극복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고통은 간과될 수 있기에 다른 가족들이 보호자를 잘 챙겨야 합니다. 보호자의 고통은 환자를 보내고 난 뒤에 생기기보다, 보통 환자가 치료를 받는 중에 생길 확률이 더 높습니다. 그러나 치료 중에는 환자에게만 모든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보호자의 스트레스는 외면되곤 합니다. 그런 상태로 곁에서 환자를 보내고 나면 정신적 외상이 남는 겁니다. 따라서 절대로 혼자 슬퍼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보호자 곁에도 누군가 있어서 끊임없이 그들을 위로해야 합니다. 특히 보호자 혼자서 환자를 돌본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눈물이 안 나올 때까지 시원하게 울어버리는 겁니다. 눈물을 참으며 흘리지 않는 건 억압만 가중시킵니다. 슬프지 않은 척 혼자 버티고 삭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위로를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같은 처지인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함께 울면 더 이상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음속의 슬픔이나 떠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매우 좋지 않은 방향입니다. 서운함, 섭섭함, 분노, 죄책감, 후회 등 그 어떤 감정이라도 모두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밖으로 털어버려야 합니다.

남겨진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죄책감입니다. 환자가 있을 때는 귀찮고 싫을 때도 있었지만 정성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보내고 나면 무엇인가 크게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럴 때는 환자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아쉬운지 꼼꼼히 살펴서 이를 인정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죄책감이 남아 있다는 것은 반대로 원망이 남아있다는 말과 같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어요.” 주변 사람들은 남겨진 보호자에게 환자에게 하듯이 아낌없는 배려를 해야 합니다.

결국 사람은 슬픔을 건너가게 되어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 슬픔을 건너갈 거라고 스스로 믿으면 힘이 나게 됩니다. 이별 역시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궁극적으로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이해하면 더 이상의 슬픔은 없을 겁니다. 그때부터는 추억하는 시간이자, 요단강을 건너 천국에 가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주는 시간이 되겠지요. 지금 잠시 헤어지는 일을 너무 아파하지 말고 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잘 이겨내도록 합시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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