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두 배 키운다는 ‘펫푸드’…식품업계, 시장서 본격 두각

임유정 2023. 8. 1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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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낙점
하림펫푸드‧동원F&B, 지난해부터 가시적 성과
“올해 시장 전망도 긍정적” 전망
한 고객이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 옷을 고르고 있다. ⓒ현대백화점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펫푸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가 ‘펫 푸드’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입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는 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내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새롭게 부상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 시장 규모를 오는 2027년 15조원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로 연관산업 분야별 맞춤형 지원과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602만 가구로 추정되며, 양육 가구 비율은 전체의 25.4%에 달한다.

펫푸드는 반려동물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다. 2011년 약 200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펫푸드 시장은 2021년 1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연평균 20% 이상 성장한 셈이다. 2027년에는 시장이 2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프리미엄과 제품군 다양화로 이 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식음료업체들이 너도나도 시장 선점을 위해 달려들었다. 기존 펫푸드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롭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사업 품목 역시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다.

식품회사들이 국내 펫시장에 집중 이유는 높은 성장성만큼이나 프리미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은 2014년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고 풀무원, 빙그레, hy 등이 본업과 연계된 반려동물 식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림그룹도 2017년 펫푸드 전문법인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닭고기 생산과 가공 역량을 활용해 직접 사료 생산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예상보다 긴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초기 국내 펫푸드시장은 해외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해 침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급기야 로얄캐닌, 마즈 등 해외 브랜드의 허들을 넘지 못하고 CJ제일제당과 빙그레는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더리얼 라인업ⓒ하림펫푸드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이 시장에서 점차 두각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사람이 먹어도 되는 재료로 만든 ‘휴먼 그레이드’ 제품을 내세운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 공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반려견 사료 시장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국산 사료는 네츄럴코어, ANF, 더리얼, 펫더맨, 프루너스 5곳이다. 이중 국내 식품 기업 제품은 대한제분의 자회사인 우리와의 ANF, 하림펫푸드의 더리얼 두 곳이다.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매출 36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8%, 영업이익은 233% 증가했다.

첫 제품을 출시한 2017년 5억원 미만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출시 4년 만인 2021년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4년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론칭한 동원F&B도 펫푸드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동원F&B의 펫푸드 사업은 지난해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 200억원, 2021년 300억원 등 해마다 100억원 단위로 매출이 뛰었다.

이 시장을 기회로 보고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자회사 설립, 상표권 등록 등 펫푸드 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이미 펫푸드 시장에 자리 잡은 기업들은 제품군을 확대하며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상홀딩스의 자회사 대상펫라이프가 대표적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는 올 2월 자본금 6000만원으로 자회사 대상펫라이프를 신규 설립했다.

반려동물 사료·용품 사업이 중심이다. 올 3월에는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닥터뉴토’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향후 국내 펫푸드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 역시 펫푸드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시장 성장에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농림축산식품부는 펫푸드를 가축용 사료와 구분해 분류·표시·영양 등에 대해 특화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펫푸드 만의 체계화된 표시 기준이 없다 보니, 제품 제조 및 마케팅에 있어 어려운 점이 많은 상황이다.

예를 들어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기준으로(40~45개 영양소) 제품을 제조 및 마케팅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기능성 원료 사용 확대, 영양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품질력 있는 국산 제품들이 늘어난다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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