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정보근을 막을 수 없다···대타 결승타까지

이형석 2023. 8. 1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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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근이 16일 사직 SSG전 6회 대타 결승타를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SSG 제공
4-4로 맞선 6회 말 1사 1루, 대타 정보근이 천천히 타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1루측 롯데 관중석에서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잠시 후 정보근은 팬들의 함성을 더욱 들끊게 만들었다. 
 
롯데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서 7-4으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7위 롯데는 5위 두산 베어스를 1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보근이었다. 그는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정보근은 전날까지 8월 타율 0.519(27타수 14안타)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지만, 이날 선발 투수였던 애런 윌커슨의 '단짝 포수' 손성빈이 안방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벤치에서 대기했다. 

윌커슨은 이날 5와 3분의 2이닝 4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6회 초 수비에서 4-4 동점을 허용했다. 
6회 말 1사 1루,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9번 손성빈 타석에서 정보근을 대타 카드로 꺼냈다. 그러자 SSG 벤치는 왼손 투수 임준섭을 내리고 필승조 최민준으로 교체했다. 

정보근도 팬들의 함성과 상대의 투수 교체 등이 익숙하지 않은지 벤치를 보며 멋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타석에선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정보근은 SSG 최민준의 시속 139km 직구를 밀어 쳐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7-4로 앞선 7회 말 2사 1, 3루에서 SSG 문승원이 정보근을 상대로 2볼에 몰리자, SSG는 투수를 이로운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수비형 포수로 평가받던 정보근이 대타 카드를 넘어서 상대의 마운드 운용에도 변화를 줄 정도로 껄끄러운 이미지를 준 것이다. 
정보근은 2018년 2차 9라운드 83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포수다. 지명 순위는 낮았지만, 입단 이듬해 1군에 데뷔했다. 다만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롯데에서 주전 안방마님으로 도약하진 못했다. 타격이 약한 수비형 포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1군 타율은 0.175(433타석)였다. 퓨처스(2군)리그 통산 타율도 0.237로 낮다. 

그런데 정보근은 요즘 롯데에서 타격감이 가장 뜨거운 사나이다. 8월 1일부터 15일까지 12경기에서 타율 0.519(27타수 14안타)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384다. 올 시즌 총 41경기에서 타율 0.418(55타수 23안타)이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는 1.115나 된다. 

최근에는 중요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사직 NC 다이노스전 2-3으로 뒤진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2호 홈런은 데뷔 첫 결승 홈런으로 남았다. 15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데뷔 첫 5출루를 달성하며 팀의 10-6 승리를 이끌었다. 1-2로 뒤진 4회 동점 적시타, 3-2로 앞선 5회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16일 SSG전에서도 알토란 활약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14일까지 통산 1할대(0.199) 타자였던 정보근의 유쾌한 반란에 롯데의 기세도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사직=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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