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나나·이한별…3명의 배우가 연기한 하나의 캐릭터
오는 1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은 세 번의 살인을 저지르고 세 개의 이름으로 살아하는 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다. 어려서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었지만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했던 주인공 김모미를 고현정·나나·이한별, 세 명의 배우가 시기 별로 연기한다.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배우 고현정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셋이서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작품은 과거엔 없던 새로운 시도”였다면서 “많은 분이 살면서 마스크를 쓸 때가 있다. 그런 분들의 고충이 어느 정도인지, 마스크를 벗을 용기가 언제쯤 생기는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BJ 모미, 쇼걸 아름, 죄수 번호 1047. 주인공 김모미가 경험하는 세 개의 인생이다. 드라마는 신인 배우 이한별이 연기하는 27살의 회사원 김모미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김모미는 낮에는 직장 생활을, 밤에는 마스크를 쓰고 개인방송 BJ로 활동한다.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 사회생활 내내 위축된 모습을 보이던 그는 얼굴을 가린 방송에선 활기찬 모습으로 유명세를 얻는다.
그러다 자신의 방송을 보던 한 남성을 만나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후 성형수술로 얼굴을 완전히 바꾼 뒤 바(bar)에서 쇼걸 아름으로 살아가지만, 과거의 잘못이 계속 발목을 잡는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르면서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된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는 성형 후 아름이로 신분을 감춘 김모미를, 고현정은 일련의 사건 후 교도소에 수감된 마지막 김모미를 맡았다.
‘3인 1역’이라는 독특한 설정에 대해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은 “특수분장 테스트를 해보기도 했는데, 배우의 표정이나 표현이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져서 ‘3인 1역’을 강행하게 됐다”면서 “세 명의 배우와 함께 작업한 뒤인 지금은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매회 화자가 달라지는 ‘멀티 플롯’ 구조는 7부작인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이다. 김모미 뿐 아니라 그를 스토킹하는 직장 동료 주오남(안재홍), 복수를 위해 김모미를 추적하는 김경자(염혜란) 등 주변 인물의 관점과 사연이 한 회 분량으로 다뤄진다. 에피소드마다 주요 인물이 달라지는 만큼 장르가 다채롭게 변주된다. 김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을 떠올리게 하는 전개 방식이다.
그는 “원작 웹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캐릭터였는데 누구에겐 괴상하고 불편한 캐릭터지만, 또 누군가에겐 이해가 되거나 연민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 등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관점을 표현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받은 류성희 미술감독,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맡았던 주성림 촬영감독 등 영화계에서 인정받은 제작진도 함께했다. 극 중 BJ 모미, 쇼걸 아름이 부르는 ‘토요일 밤에’(손담비) 무대 역시 볼거리인데, 영화 ‘곡성’ ‘부산행’을 담당한 장영규 음악 감독이 작업에 참여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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