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잼버리 다룰 행안위도 파행… 여야 ‘네탓 공방’ 진저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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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를 논의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8월 임시국회 첫 회의부터 파행으로 끝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불러 현안질의를 벌이기로 합의한 여야가 갑자기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 문제로 다투더니 결국 회의 자체가 깨진 것이다.
행안위는 속히 회의를 열어 장관이든 도지사든,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람은 누구라도 불러 파행의 원인과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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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를 논의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8월 임시국회 첫 회의부터 파행으로 끝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불러 현안질의를 벌이기로 합의한 여야가 갑자기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 문제로 다투더니 결국 회의 자체가 깨진 것이다. 154개국에서 4만3000여명이 참석한 잼버리가 졸속과 파행으로 점철된 이유를 찾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라는 국민적 요구는 정쟁 속 공허한 외침이 돼가고 있다.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정치인들의 뻔뻔스러운 네 탓 공방에 진저리가 날 지경이다.
지금은 잼버리 사태의 책임이 현 정부에 있는지, 전 정부에 있는지 따질 때가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중 어디에 더 큰 책임이 있는지를 확정할 단계도 아니다. 정치인들에게는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도 국민들은 그런 식의 책임 떠넘기기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전 세계 청소년들이 유쾌하게 교류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를 알고 싶을 뿐이다. 1000억원 넘는 예산이 투입돼 6년 넘게 준비했다는데, 마땅한 야영지조차 마련하지 못한 원인을 밝히라는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유치·준비 과정, 행사 운영의 적절성 여부를 하나씩 복기해 잘잘못을 찾아내면 그만이다. 어린 학생들도 잘못이 있으면 기억을 더듬어 이유를 찾는다. 그래야 되풀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회는 그조차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지레 겁을 먹고 “나에게는, 우리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도망다니는 모습은 비겁할 뿐이다.
행안위는 속히 회의를 열어 장관이든 도지사든,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람은 누구라도 불러 파행의 원인과 과정을 점검해야 한다. 여야는 회의 후 ‘김 지사를 지키려는 몽니’ ‘의회주의 폭거’라며 서로를 비난하다 향후 일정도 잡지 못했다. 다음 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불러 현안질의를 벌일 여성가족위원회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임시국회 첫날부터 이러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야당은 ‘1특검 4국정조사’로 공세를 펴는 중이고 여당은 국정조사 대신 국정감사를 주장하며 감사원 결과를 기다리자고 한다. 사실관계 확인보다 정치공세가 우선이니 감사 결과도 ‘편파적 정치 감사’라는 주장에 묻히거나 특검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야는 이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의 유불리만 생각해 명백히 져야 할 책임마저 상대에게 떠넘기다가는 국론 분열과 진영 싸움만 불러올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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