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에겐 위로, 불신자에겐 악행 멈추게 하는 경고

2023. 8. 1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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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션 카운슬러] <15>
Q: 사랑의 하나님이 왜 지옥을 만드셨나요?
미켈란젤로(1475~1564)가 그린 벽화 ‘최후의 심판’ 중 일부. 뱃사공 카론의 배에 실려 지옥으로 끌려가는 영혼들. 국민일보DB


A: 2011년 미국 교계는 마스힐 바이블 교회의 담임목사 랍 벨의 저서 ‘사랑이 이긴다’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랍 벨은 영원한 지옥 심판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은근히 보편구원론(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을 지지하는 신학적 견해를 긍정적으로 소개했다. 일부 신학자들은 벨 목사의 입장을 지지했지만 복음주의 신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존 파이퍼 목사는 “잘 가시오, 랍 벨!”이라며 결별을 선언했다. 벨 목사가 기독교의 지옥 교리를 불편하게 여겼던 이유는 무엇일까.

종교마다 등장하는 지옥 교리

첫째 벨 목사는 사랑의 하나님이 수십 억명의 사람들을 지옥불에 던져 영원히 고통받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수용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지닌 사랑의 성품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의 지옥 교리에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공의라는 기준이 적용된다.

세계의 다른 거대 종교들은 나름 지옥교리를 갖고 있다. 불교에는 팔열지옥과 팔한지옥이 있고, 힌두교의 리그베다에도 지옥이 명시돼 있으며, 이슬람교에도 지옥 교리가 있다. 이들 종교의 지옥교리에는 공통적으로 인과응보 사상이 반영돼 있다. 성경도 “각 사람은 자기의 행위대로 심판을 받는다(계 20:13)”고 기록하고 있다. 지옥 교리는 인간의 악행에 대한 심판을 정의의 관점에 정당화한다. 마치 국가가 정의라는 관점으로 범죄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벨 목사는 성경의 하나님이 공의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

이단 판정받은 보편구원론

둘째 벨 목사는 사랑이 풍성한 하나님을 내세워 단순히 믿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영원한 지옥 심판을 구형하는 대신, 사후에 또 다른 기회를 주어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은연 중에 지지한다.

그는 교회사에서 교부 오리게네스의 사상에서 보편구원론의 근거를 제시한다. 하지만 이같은 사상은 이단으로 판정받았다. 신약성경은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며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히 9:27).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가였던 영국의 C. S. 루이스(1898~1963)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지옥 교리를 없애고 싶지만 지옥 교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성경의 핵심적인 교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이 지옥에 대해 반감이 있다고 해서 지옥 심판이 불합리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지는 않는다.

신자에겐 위로, 불신자에겐 경고

그렇다면 지옥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정의의 관점에서 영원한 형벌을 주는 지옥이 필요하다. 지난 11일 법무부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이른바 절대적 종신형) 법안을 입법예고했다. ‘절대적 종신형’은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경은 영원한 지옥형벌 교리를 통해 죄를 저지르는 타락한 인간의 본성과 사악한 행위를 드러낸다. 이 세상에서도 흉악한 범죄를 묵인하고 방조하는 것이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흉악무도한 악인을 처벌하는 지옥 교리를 부당하다고 비난할 수 없다.

둘째 완전한 심판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지옥 교리가 필요하다. 정의사회 구현을 국정 목표로 삼아도 이 세상의 사법체계로는 완전한 정의를 실현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도서 기자는 “재판하는 곳에도 악이 있고 정의를 행하는 곳에도 악이 있다”(전 3:16)고 말한다. 그러나 불완전한 사법체계를 벗어난다고 해도 죽음 이후에 ‘의인과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조직신학자인 웨인 그루뎀은 “최후의 심판에 대한 인식은 신자들에게는 위로가 되고 불신자들에게는 악행을 그만두게 하는 경고”라고 본다.

‘의로운 삶’ 동기 부여

결론적으로 지옥 교리는 영원한 고통으로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 죄의 심각성과 그에 따른 결과를 미리 알려줌으로써 인간으로 하여름 의롭게 살아야 하는 삶의 동기를 갖게 만든다. 형법이 엄격하지 않다면 범죄가 늘고 사회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하나님은 죄인들을 구하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달려 대신 죽게 하셨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복음을 거부하고 하나님을 조롱하는 오만한 자의 삶을 산다. 하나님은 강제로 사람들을 천국에 보내지 않듯이 지옥에도 강제로 보내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지옥행을 선택한 것이다.

명심할 것은 복음주의 신학자 프란시스 쉐퍼(1912~1984)가 말한 것처럼 지옥 교리는 반드시 눈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요한복음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다”(요 3:16)고 선언한다. 아직은 소망을 품고 복음을 힘써 전할 때다.

김기호 교수
한동대·기독교변증가

믿음을 키우는 팁
지옥은 없다?
프랜시스 챈·프레스턴 스프링클 지음
이상준 옮김·두란노

저자는 개척 16년만에 2000명의 성도가 모이는 코너스톤 교회의 목사였다. 그는 만인 구원설을 수용하는 자유주의적 견해를 차분하게 반박한다.

예수님은 지옥 심판에 대해 확고하게 말씀하셨으며, 바뀔 수 없는 성경의 핵심 교리라는 점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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