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방선기 (13) 한국 돌아와 성도교회서 대학부와 청년부 목회 맡아

양민경 2023. 8. 1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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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자 모교회인 성도교회에서 대학부와 청년부를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대학부로 활동할 땐 전도와 제자훈련밖에 몰랐던 나였지만 박사과정 공부를 하면서 복음주의 교회의 사회 참여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교회 내에도 운동권 활동이 활발해져 꽤 많은 대학부 학생이 사회 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교회 대학부 사역이나 대학 캠퍼스 사역에 항상 빚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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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새롭게 깨닫고 관심 두게 된
‘기독청년의 사회 참여’를 가르치려다
복음주의 신앙이 아닌 세속 운동권의
영향 받은 학생들을 보며 계획 접어
방선기(앞줄 왼쪽 다섯 번째) 일터개발원 이사장이 1990년대 초반 성도교회 청년부 수련회가 열린 충남 공주시 학봉교회에서 성도들과 함께한 모습.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자 모교회인 성도교회에서 대학부와 청년부를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대학부로 활동할 땐 전도와 제자훈련밖에 몰랐던 나였지만 박사과정 공부를 하면서 복음주의 교회의 사회 참여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이에 관해 박사 논문도 썼으니 한국에 돌아가면 이전과는 다르게 기독 청년의 사회 참여에 대해 가르치리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막상 돌아와보니 교회 대학부는 내가 있을 때와는 달리 큰 변화를 겪은 듯했다. 교회 내에도 운동권 활동이 활발해져 꽤 많은 대학부 학생이 사회 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다만 이들의 사회 참여 열정이 기독교 복음주의 신앙에서 나왔다기보단 세속 운동권의 영향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교회로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이 세대는 최근 우리 사회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 ‘386세대’다.

이들에게 미국에서 새롭게 깨달은 ‘복음주의 교회의 사회 참여’를 가르치려 했던 내 계획은 수포가 됐다. 결국 대학부 목회는 이들에게 이전에 내가 받은 기본적인 경건 훈련을 가르치는 데 그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쉬운 경험이다. 개인적으로는 기독 시민운동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공명선거운동 등 이전엔 생각지 못했던 교회의 사회 참여에 동참했다. 하지만 기독 청년에게 새로운 정신을 함양하는 일에는 실패했다고 본다.

더구나 대학부 사역 초기엔 두란노서원에서 문서 사역도 병행했기에 대학부에만 온전히 집중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건 대학부 사역 당시 함께했던 제자들이 나중에 동역자로 성장한 것이다. 이들은 이후 내가 이끈 가정교회의 중심 멤버가 됐고 일터 사역에도 지금껏 동행하고 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교회 대학부 사역이나 대학 캠퍼스 사역에 항상 빚진 느낌이 든다. 나는 선교단체의 캠퍼스 사역과 교회 대학부 사역의 수혜자다. 이들의 교육을 받고 영적으로 자라나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현재 일선 교회 대학부나 캠퍼스 사역이 예전 같지 않은 걸 보면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대학교회를 섬기는 몇 분 목회자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들과 대화하며 ‘대학교회가 캠퍼스 사역의 대안이 될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물론이고 성도교회 대학부를 지도하던 때만 해도 캠퍼스 사역단체와 교회 대학부의 활동이 정말 왕성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시대가 변했다는 걸 실감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사역이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 대학 안에 자리를 잡은 교회가 긴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회연합회’란 법인을 결성하고 출범하는 데 참여한 이유다.

한국교회를 찾는 다음세대의 발길이 점차 뜸해지고 있다. 한국교회 내 ‘가장 중요한 선교지는 다음세대’란 목소리가 나온 지도 오래다. 이제라도 캠퍼스 사역의 부흥을 위해 한국교회가 대학 캠퍼스 내에 대학교회를 세우는 일에 헌신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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