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끼리 더 뭉쳐 산다…소득 따른 ‘거주지 분리’ 심해져

임성빈 2023. 8. 1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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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부자끼리,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끼리 사는 동네가 달라지는 ‘거주지 분리’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소득층의 거주지가 점점 폐쇄적으로 분리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국토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의 특성 및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평균 거주지 분리지수는 2017년 0.013에서 2021년 0.015로 상승했다. 2021년 기준 광역시의 거주지 분리지수가 0.019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은 0.018, 비수도권은 0.013이었다.

같은 기간 시군구 평균 소득지니계수가 0.514에서 0.470으로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득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2009년 이후 소득불평등 수준이 개선됐는데도 불구하고 소득 수준에 따른 공간 분리 정도는 오히려 높아졌다”며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 거주지의 분리가 이런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 “강제적 계층 혼합은 보이지 않는 차별과 위화감 증가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나타나고 있는 고소득층 중심의 공간 분리를 정책적으로 막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일부 대도시의 경우 고소득층 중심의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가 도시 경관 및 공공 서비스를 배타적으로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문제로 지적된다”고 지적했다. 게이티드 커뮤니티란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는 폐쇄적 주택단지를 가리킨다.

연구진은 “도시 내 자연경관이나 공공이 제공하는 기반시설 등 누구나 누려야 하는 도시 요소를 공공성 우선으로 공급하는 도시계획 제도 마련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2017년에서 2021년 사이 신규 주택 공급은 소득 수준에 따른 공간 분리 정도를 다소 완화하는 효과를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신규 주택 공급이 없었다면 거주지 분리는 더 강화됐을 것이라는 뜻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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