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강점인 자동판정시스템, 낙폭 큰 변화구엔 약해
대한민국의 로봇 심판은 어떤 모습일까. KBO는 2020년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서 자동판정시스템을 쓰고 있다. 올해는 이천(두산), 익산(KT), 함평(KIA), 마산(NC)구장까지 총 4곳에서 열리는 약 150경기에 스포츠투아이가 개발한 PTS(투구 트래킹 시스템)를 활용하고 있다.
박근찬 KBO 운영팀장은 “일관된 판정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사람이 보는 스트라이크존은 ‘달걀’ 모양이다. 아무래도 스트라이크 존 가장자리는 볼로 판정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로봇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은 직사각형에 가깝다”고 전했다.
야구 규칙이 정의하는 스트라이크 존은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이다. 키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은 달라진다. PTS도 키에 따라 다른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고교야구도 올해 첫 전국대회인 신세계이마트배 16강전부터 자동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스템을 쓰고 있다. 프로야구 1군 경기에도 로봇 심판 도입이 가능할까. 박근찬 팀장은 “현재 프로야구 중계사가 쓰는 추적 시스템이 두 가지(트랙맨, PTS)다. 그것만 통일하면 당장에라도 1군에서 쓸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선수들이 로봇 심판의 판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낙폭 큰 변화구에 대한 판정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크 존은 가로, 세로, 앞뒤로 구성된 3차원이다. 문제는 앞뒤다. 타자 앞쪽에서 스트라이크존 최하단을 통과한 뒤 바닥으로 떨어진 공도 ‘스트라이크’ 판정이 된다. ‘스트라이크(strike·치다, 때리다)’의 어원은 ‘칠 수 있는 좋은 공’인데 치기 힘든 공도 스트라이크가 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박근찬 팀장은 “MLB 선수들도 로봇 심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부분이 선결돼야 1군에서도 쓸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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