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출석시간·장소 좌표 찍어 ‘개딸 동원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들어 네 번째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16일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2014~2015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아파트 개발 공사 과정에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해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해당 부지 용도가 자연·보전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되고, 아파트 공급 조건이 ‘민간임대 100%’에서 ‘민간임대 10% 및 일반분양 90%’로 변경되는 과정에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월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이어 1월 28일과 2월 10일엔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당시 이 대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1월 10일)라거나 “정권이 정치검찰을 총동원해 ‘정적(政敵) 죽이기’ 칼춤을 춘다”(2월 10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지지층을 향한 여론전에 재차 돌입했다. 16일 페이스북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추진을 지시한 증거”라며 2014년 3월 정부 회의 자료와 그해 5월 국토교통부가 성남시에 보낸 협조요청 공문 등 2개 문건(총 4장)을 게재했다.
또 민주당·무소속 의원들에게도 서한을 보내 “검찰이 난데없이 ‘백현동’을 거론하며 저를 또다시 소환했다. 1원 한푼 사익을 취한 게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에 대해 “정권의 무능을 감추고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구속영장 청구 쇼에 ‘묻지 마 기소’를 강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함께 보낸 5쪽짜리 검찰 진술서 요약본을 통해 용도변경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 등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15일)에도 같은 내용이 담긴 당원 대상 서한과 검찰진술서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에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백현동 땅 용도변경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 요구’라는 이 대표의 뻔뻔한 주장과 달리 성남시 자체 판단이었다는 것이 이미 감사원을 통해 밝혀졌다. 억지 궤변이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검찰청 앞 지지층 결집도 호소했다. 16일 블로그와 트위터에 자신의 뒷모습 사진과 함께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힌 포스터를 올린 것이다. 포스터엔 ‘17일 오전 10시20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등 구체적 시간·장소도 명시했다. 지지자들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모두 중앙지검 정문 앞으로 모이자” “이 대표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 “(이 대표가) 외로이 조사받지 않도록 힘을 달라”고 독려했다. 지지자들은 “응원 장소가 중앙지검 서문에서 정문 ‘정곡빌딩’ 앞으로 변경됐다”는 안내문을 한때 주고받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국회에서 마주친 기자들의 질문엔 “어제 입장을 낸 게 있다”며 말을 아꼈다. “시간과 장소를 올린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는 “무슨 시간이랑 장소를 올렸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당 대표실은 “이 대표는 17일 변호사만 대동한 채 홀로 출석한다. 의원 모두 나오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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