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창원에 뜬 '태양'…무려 2250일 만에 '이글스 선발승'
배중현 2023. 8. 16. 22:11
오른손 투수 이태양(33·한화 이글스)이 값진 '선발승'을 따냈다.
이태양은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4-3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2.43에서 2.37로 낮췄다. 이태양이 이글스 소속으로 선발승을 따낸 건 2017년 6월 18일 대전 KT 위즈전 이후 무려 2250일 만이다.
2018년과 2019년을 주로 불펜으로 뛴 이태양은 2020년 6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됐다. 2년 넘게 한화를 떠나 있던 그는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획득한 지난해 11월 4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원, 총연봉 17억원)에 계약하며 친정팀에 복귀했다. 올 시즌에는 4월과 5월 각각 한 번씩 선발 등판했는데 불펜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하지만 NC전 선발로 출격, 쾌투로 팀에 3연승을 안겼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피칭이었다. 시즌 최다 투구 수가 58개인 이태양은 NC전 많은 공을 책임지기 어려웠다. 한정된 투구 수를 머릿속에 그리고 마운드를 밟았는데 효율적인 피칭으로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1-0으로 앞선 1회 말 1사 3루에서 박건우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한 게 유일한 실점. 2회 말 2사 2,3루와 5회 무사 1루 위기를 모두 넘겼다. 한화 타선은 1-1로 맞선 6회 초 1사 2루에서 이진영의 적시타로 이태양의 승리 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이날 이태양의 투구 수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63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h까지 찍혔지만 대부분 140㎞/h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포크볼(11개)과 슬라이더(17개) 커브(11개)를 활용,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1회는 슬라이더, 2회는 직구 비율을 높이면서 투구 레퍼토리를 바꾼 게 주효했다. 3회와 5회는 각각 이닝 투구 수가 7개와 9개에 불과했다.
이태양은 경기 뒤 "올 시즌 처음으로 5회까지 던졌는데 욕심부리지 않고 딱 좋게 마무리한 거 같다.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선발승을 거둬 기분 좋고 다시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항상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후배들에게 먼저 기회가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불펜에서도 연습하고 있었다. 좋은 수비 덕분에 이겼다"라고 말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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