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잠실] QS, 득점 집중력, 호수비 릴레이…'강팀 증명' KT, 두산 꺾고 4연승 질주
차승윤 2023. 8. 16. 21:54
화끈한 공격력은 아니다. 하지만 높은 마운드와 탄탄한 수비, 집중력 있는 공격을 앞세운 KT 위즈가 강팀다운 방식으로 4연승을 내달렸다.
KT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4연승을 달린 TK는 시즌 55승 2무 45패로 정규시즌 3위를 지켰다. 2위 SSG 랜더스가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패할 경우 2위까지 승차는 단 1경기까지 좁혀지게 된다. 한편 두산은 4연패를 당하며 시즌 49승 1무 49패로 결국 5할 분기점까지 내려왔다.
KT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선은 아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팀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704로 리그 5위 수준이었다. 타율, 득점 등 타격 주요 부문 선두를 달리는 LG 트윈스나 홈런 1위(86개) SSG 랜더스에 미치지 못했다.
16일 두산전은 그런 KT가 왜 2위를 향해 질주 중인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마운드는 높았고, 타선은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았다. 수비 역시 견고했다. KT는 이날 선발 등판한 엄상백이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부터 3회까지 단 1피안타만 허용하는 등 초반 두산의 기세를 꺾었다.
4회 3루타와 볼넷을 내주는 등 흔들리는 구간도 있었으나 이때는 수비가 빛을 발했다. KT는 4회 안재석의 3루타, 호세 로하스의 볼넷으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1사 후 김인태의 강한 타구를 1루수 오윤석이 직선타로 처리, 이어 1루까지 밟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게 도왔다.
7회 말에는 외야가 빛났다. 손동현이 첫 번째 구원 투수로 등판한 2사 2루 상황에서 강승호가 장타성 타구를 때렸지만, 중견수 배정대가 이를 끝까지 쫓아 뜬공으로 맞바꿨다.
타선은 4안타 4득점의 집중력이 빛났다. 2회 두산 선발 김동주가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KT는 2회 2사를 먼저 내줬으나 이호연이 왼쪽 담장까지 날아가는 대형 2루타를 쳐 물꼬를 텄다. 실점 위기에 놓인 김동주가 이때부터 흔들렸다. 보크로 이호연을 3루 진루시켰고, 타석에 있던 오윤석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이어 오윤석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김상수가 단타 하나로 이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1실점, 혹은 무실점으로 마쳤을 이닝이 순식간에 2실점으로 변했다.
KT는 한 방으로 쐐기를 박았다. 흔들리던 김동주가 배정대를 상대로 직구를 3개 연속 꽂았고, 가운데 높이로 들어온 느슨한 타구를 배정대가 놓치지 않고 공략해 왼쪽 담장 너머로 보내 투런포로 연결했다.
김동주는 이후 페이스를 되찾고 추가 실점 없이 6이닝을 소화했지만, 이미 내준 승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KT는 엄상백이 6이닝을 틀어막은 데 이어 손동현-박영현이 7회와 8회를 막았다. 9회 초에는 앤서니 알포드가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박유연의 2루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3루로 진루한 알포드는 투수 폭투를 틈타 홈까지 쇄도해 이날 KT의 승리를 자축했다.
KT는 9회 말 주권이 등판해 1실점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3점 차로 좁혀져 세이브 요건이 갖춰졌다. 실점 후 바로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 경기를 닫고 시즌 21호 세이브를 수확했다.
KT 타선에서는 8번 타자 김상수가 모처럼 2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9번 타자 배정대도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과 함께 2타점 1득점과 호수비를 남겼다. 두산은 8안타 2볼넷으로 KT보다 더 많은 안타, 장타, 출루를 기록했으나 KT와 달리 득점 기회마다 호수비에 맥이 끊기며 패배를 떠안았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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