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배 침몰하게 하는 승객 승선 못 한다"…의총서 경고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6일 소속 의원들을 향해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의총)에서 “함께 항해하는 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며 “본인 생각만 가지고 당 전체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경솔한 언행은 본인이나 당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민주주의 정당에서 모두가 한 방향만 보면 역동성이 떨어진다”면서도 “최근 당을 조롱·비하하거나 동료의원을 폄훼하는 발언의 수위가 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은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일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와 당 지도부 역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내부 단속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책임과 총선 수도권 위기론 등과 관련해 당 지도부 입장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는 발언이 잇달았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과 장관만 보이고 우리 당과 당 대표는 안 보인다”며 “(여당이) 대통령실 대변인 수준으로 위상과 존재감이 낮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안철수 의원도 “잼버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주최한 것”이라며 “정부 최고 관계자가 사과하고 유감의 뜻을 표하는 게 국제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이같은 발언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누구든 마찬가지 아닌가. 모든 사람들이 이런 건 다 조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언행을 조심하자 등 이런 함축적인 의미가 다 담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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