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새로운 관광 콘텐츠 절실한 광양시… 랜드마크 사업 표류
초거대 이순신 동상 등 잇단 제동
당위성 알려 다시 구체화 계획
전남 광양시가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하는 ‘광양을 빛낼 관광랜드마크 조성 민자사업 유치’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비를 광양시의회가 두 차례 부결시키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광양시는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해 민간 투자유치를 성공시켜 광양의 새로운 관광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새로운 관광지도를 완성해 ‘광양 미래 100년의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본 예산에 ‘이순신 철동상 건립 타당성 용역’으로 3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시의회가 현실성 없는 사업이라는 이유를 들어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광양시는 철동상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지난 5월 ‘광양을 빛낼 관광랜드마크 조성사업 추진 용역비’로 변경해 2억원을 추경안에 재상정했다. 하지만 시의회 예결위에서 1표 차이로 부결돼 사업 추진에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시는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알리는데 주력해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 후 사업 추진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광양시는 남해안 중심의 명품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광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해 미래 도시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광양을 찾는 관광객은 매년 400만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새로운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양 남쪽의 여수시는 매년 150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찾고 있다. 화려한 여수밤바다와 수려한 자연경관, 각종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 등 휴양지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서쪽에 인접한 순천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과 박람회 성공 개최를 통해 세계 생태도시의 표준 모델을 제시하며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박람회는 개장 130일 만에 600만 관광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순천시도 매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수와 순천을 찾는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을 광양으로 이끌기 위한 새로운 관광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양시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7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격전지인 ‘광양만해전’을 재조명하고 충무공의 혼이 묻힌 광양 앞바다 인근에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광양만해전은 1598년 9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도독 진린이 이끈 연합수군이 왜교성에 주둔하던 일본군의 퇴로를 막고 약 2개월에 걸쳐 전개한 해상전이다.
노량해전은 광양만해전 최후의 전투로 사천, 남해 등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이 수백 척의 전선을 동원해 왜교성에 갇힌 고니시 유키나가를 구출하기 위해 광양만으로 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이순신 장군이 명 수군과 연합해 관음포까지 나가 벌인 전투다. 이순신 장군은 광양만에서 마지막 작전회의를 열고 이튿날 노량해협에서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영원히 살아남은 역설의 공간이다.
400여년이 흐른 지금 당시 해전이 벌어졌던 광양만에는 100% 국내 기술로 탄생한 ‘이순신대교’가 웅장한 위용과 유려한 자태로 광양과 여수를 이으며 그날의 영광을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높이의 주탑 간 거리 1545m는 이순신 장군의 탄생년도인 1545년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이순신 장군과의 깊은 연관성과 존경을 보여준다.
광양에는 그 밖에도 임진·정유재란 및 이순신 장군과 깊은 관련성을 보여주는 공간이 곳곳에 남아있다. 다압면 섬진마을은 이순신 장군이 군사를 주둔시켜 왜구들이 호남을 공략하는 것을 막은 곳이다. 진월면 선소마을은 섬진강을 끼고 내륙으로 연결되는 교통로로 4척의 배를 만들어 해전에 투입한 곳이다.
“광양 관광랜드마크 사업 공감대 형성 후 차근히 추진”
정인화(사진) 전남 광양시장은 16일 “시민과 시의회에 ‘광양을 빛낼 관광랜드마크 조성 민자사업 유치’ 사업 추진을 위한 당위성을 알리고 공감대가 형성된 후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순신 장군과 광양의 인연, 사업 추진 의의에 대해 시의회를 비롯해 시민들과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공청회를 통해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시장은 “해당 사업은 이순신 철동상이라고 해서 단순히 대형 조형물만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순신을 형상화한 건물을 세우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도, 철 조형물과 함께한 지역의 명소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같은 사업의 방향성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문가의 타당성 조사 후 민자유치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하는 포럼, 토론회 등을 열어 관광도시 브랜딩 및 관광활성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시민들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성급하고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철저한 검토, 합리적 절차 등을 거쳐 차근차근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정 시장은 “광양을 빛낼 관광랜드마크 조성을 통해 구봉산 종합관광단지, 배알도·망덕포구와 연계한 광양의 새로운 관광지도를 완성해 ‘광양 미래 100년의 먹거리’로 만들고 남해안 관광시대의 주역이 되는 매력 넘치는 관광도시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양=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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