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개별심방·주일예배 통성기도… ‘다시 돌아오는 교회’ 일궈

박성희 2023. 8. 1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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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복지교회 노이호 담임목사
인천 복지교회 전경.


복지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는 1978년 인천 남구에서 개척 후 1990년대 서구 개발이 시작되면서 지금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서구 연희동에 대지 3000㎡ 규모로 교회를 건축한 후 3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청장년들이 모이던 복지교회는 현재 50대 이상 시니어 성도가 대다수인 교회로 바뀌었다.

2017년 12월 복지교회 5대 담임으로 부임한 노이호(60) 목사는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목회 철학으로 성도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기 시작했고, 교회 이름처럼 가나안 복지(福地)를 향해 가는 행복한 교회로 이끌었다. 지난 1일 복지교회에서 노 목사를 만났다.

노 목사는 감리교회 장로인 아버지와 권사 어머니로부터 “목사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어렸을 때 이미 서원했다는 사실을 알고 불만도 있었지만, 감리교신학대학교 원서 접수 마지막 날을 앞둔 그 밤에 “거부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했다. 그렇게 사명감으로 신학대학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경기도 발안에 교회를 개척했다. 그 후 20년 동안 개척교회를 부흥으로 이끈 노 목사는 새로운 목회 도전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청빙 받은 교회를 거쳐 지금의 인천 복지교회로 목회지를 옮겼다.

부임 직후 노 목사가 마주한 것은 교회의 분열된 모습이었다. 노 목사는 그때 “목회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장로와 성도와 함께하는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임 후 가장 먼저 노 목사는 10명의 장로들과 팀을 가르지 않고 소통하기 시작했다. 또 이듬해 2월부터 6월까지 출석 성도 500명을 대상으로 가정단위 개별 심방을 시작했다. 서로를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목회 우선순위에 둔 개별 심방은 이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고, 어느 순간부터 성도들 한 명 한명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이호 목사는 올해로 목회 30년을 맞았다.


노 목사는 개별 심방 때 심방 대원을 최소화해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성도들의 기도 제목을 듣는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 목사를 비롯한 최소 인원의 심방 대원은 자신의 사정을 눈물로 털어놓는 성도들을 보며 기도 제목을 붙잡고 철저히 기도했다. 시간이 쌓이면서 노 목사는 장로 및 성도들의 눈빛에서 신뢰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노 목사는 성도들이 질병으로 아파하고 있다는 사정을 들으면 꼭 직접 방문하려고 노력한다. 특별히 새벽예배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수술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한 성도들에게 회복을 위한 기도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성도들은 수술 날짜를 알고 아침 일찍 연락을 준 담임 목사에게 감동하는 것은 물론, 회복된 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모범 성도가 된다.

복지교회에서는 해마다 70세 이상 어른신들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지난해 총 95개의 선물이 사용된 만큼 시니어 연령층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성도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보다 뜨겁게 기도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바라는 분위기다.

복지교회는 매주 주일예배에서 통성기도를 5~10분 동안 하고 있다. 설교를 통해 받은 은혜를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매주 전 성도가 함께 뜨겁게 기도한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는 성도도 있었지만 지금은 교회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바뀌게 된 비결이 됐다.

아울러 복지교회는 건물이 크고 공간이 많다 보니 지역의 연회행사 장소로 교회를 오픈하고 있다. 복지교회를 방문한 연회 교회 목회자 및 장로들은 “교회가 참 따뜻하고, 분위기가 좋고, 은혜롭다”고 이야기한다. 한 번은 주일예배 대표기도 시간에 어느 권사가 “하나님 20년 동안 복지교회에서 신앙생활하며 지금처럼 행복한 때가 있었나 싶다”고 고백했다. 노 목사는 성도의 행복하다는 고백에 감동과 감사를 느꼈다.

국외 선교현장에서 노이호 목사와 현지 교인들이 함께 기도하는 모습.


복지교회 성도들은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며 그 사랑을 국외로 흘려보내고 있다. 캄보디아(김진각 선교사, 김제환 선교사), 아프리카(한영종 선교사), 스리랑카(김한준 선교사), 유럽(팽진욱 선교사), 키르키즈스탄(정승현 선교사), 탄자니아(배경숙 선교사) 등의 지역에서 파송 선교사와 협력해 현지 사역을 돕고 있다.

올해 목회 30주년을 맞은 노 목사는 “부족한 종을 사용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뿐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30년 목회 중 가장 큰 보람으로 “각자의 아픈 사정으로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때”를 꼽았다. 노 목사는 “성도가 교회를 떠날 때는 말없이 떠나지만, 떠난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전화로 꼭 축복기도를 해준다”며 “목자로서 미안한 마음, 언제든지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기다리고 있겠다는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노 목사는 “6년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가까이 있는 서로를 알아가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복지교회 부임 초기 분열됐던 모습이 지금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다. 이제는 목회자와 장로가 하나 돼 교회가 사역을 펼치는 데 큰 힘을 내고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목회를 처음 사명으로 시작했던 것처럼 마지막까지 사명으로 목회하고 싶다”는 비전을 전했다.

인천=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im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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