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샘] 삶의 단서

2023. 8. 16. 19: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은 크레타섬의 미궁에 살고 있었다.

이 미로로 된 궁전에 제물로 바쳐진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미노타우로스에게 잡혀 먹고 만다.

단서는 끝 단(端) 실 서(緖)의 의미로 사건을 해결하는 시작점을 알려주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삶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때 완벽하게 그 문제의 원인이 제거되기를 원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은 크레타섬의 미궁에 살고 있었다. 이 미로로 된 궁전에 제물로 바쳐진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미노타우로스에게 잡혀 먹고 만다. 헤라클레스를 힘의 영웅이라고 한다면 지혜의 영웅인 테세우스가 있었다. 테세우스는 실타래를 미로 입구부터 풀어 괴물을 죽이고 난 후 실을 따라 무사히 미로를 탈출한다. 이것을 어원으로 출발한 영어 표현에 “I don’t have a clue”가 있다. 단서가 없다는 의미로 ‘잘 모르겠다’ ‘하나도 모르겠다’로 사용된다. ‘clue’는 단서 또는 실마리라고 한다. 단서는 끝 단(端) 실 서(緖)의 의미로 사건을 해결하는 시작점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리게 만든 사람들은 멀리 있던 사람들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유대인, 제사장, 율법을 가장 잘 아는 바리새인들이다. 물론 이들 안에 있는 죄로 인한 것이겠지만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받게 된다. 이렇듯 죄는 얽힌 실타래를 차분히 서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욕심으로 자신 쪽으로 잡아당겨 더욱 단단히 얽혀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삶의 실타래를 얽히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금 꼬였을 때 바로 풀어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바쁜 삶 속에 우리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만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꼬여 버린 뒤에는 그 해결책으로 가위를 선택한다. 부부간, 부모 자녀, 친구 간 관계를 잘라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삶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때 완벽하게 그 문제의 원인이 제거되기를 원한다. 발본색원(拔本塞源)이라는 표현처럼 뿌리를 뽑아내고 물의 원천을 막으려 하지만 우리 인생의 쓴 뿌리는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모두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자는 군대에서 통신병으로 복무했다. 전기나 통신선을 늘 잘 관리해야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 꼬여서 풀어낼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그 부분을 그대로 두고 작전을 진행한다. 원인을 알 수 없기에 잘못 잘랐다가 더 큰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수도관, 전기선, 통신선은 꼬여 있다고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보기 불편하지만, 그 속에 흐르는 본질이 중요하다. 삶의 실타래도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대로 두는 경우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수평적 관계가 깨질 경우, 눈에 보이는 삶은 참을 수 없는 불편함에 직면한다. 하지만 수평적 관계의 문제점은 수직적인 관계로 풀어내야 한다. 사람의 관계 회복은 모든 것의 시작이 되시는 하나님께 그 문제의 답을 구해야 한다. 삶의 실타래가 연결돼 있다면 그 안에 흐르는 성령의 운행하심이 차질 없이 삶을 이끌어 줄 것이다.

7월 말~8월 중순은 가장 선호하는 휴가 기간이다. 과감히 문제점을 남겨두고 사랑하는 가족과 휴가를 떠나 웃고 즐기다 보면 새로운 에너지를 통해 단서가 보일 수 있고, 그 무엇보다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자연 속에서 새로운 숨을 깊이 들이 마시면 나의 심장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 심장은 나를 위해 24시간, 평생을 쉬지 않고 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헬렌켈러(1880~1968)가 3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 꼭 보고 싶었던 것은 자신을 가르쳐 준 앤 설리번 선생님, 가족, 들에 핀 꽃과 나무, 아침에 뜨는 태양, 석양,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었다. 3일이 된 마지막 날에는 3일 동안 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앞에 있는 거울을 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하나님의 걸작이 보일 것이다.

안노찬 거상글로벌 대표

◇거상글로벌은 프랜차이즈 한식당인 풀초롱밥상을 비롯 속초코다리냉면, 서가네막국수, 에코빈·시로코카페 등을 운영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