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유엔인척 44억 모금...文도 속았다"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특위)가 비영리 사단법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유엔 산하 기구를 사칭해 40억여원의 기부금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전체회의에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유엔해비타트 본부와 기본협약도 없이 산하 기구인 척 행세했고, 이를 통해 지난 4년간 44억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위에 따르면 해당 단체는 2019년 9월 국회사무처 산하에 등록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초대 회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전 수석이다. 박 전 수석은 해당 단체 설립 직전인 2019년 6월까지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다.
하 의원은 "해당 단체는 유엔 산하 기구 '유엔해비타트'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단체"라며 "하지만 기부금 모금 과정에서 스스로를 유엔해비타트 소속이라고 홍보했고, 유엔해비타트 로고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유니세프가 한국위원회 등 세계 각국 20여곳에 개별 국가위원회를 두는 것과 달리, 유엔해비타트는 국가 위원회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게 특위 설명이다.
하 의원은 "단체 출범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엔해비타트 최초로 단일 국가위원회가 한국에서 탄생했다'고 축전을 보냈다"며 "문 전 대통령도 속은 것"이라고 했다.
특위는 이날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유엔헤비타트 본부로부터 받은 공식 답변서도 공개했다. 답변서에는 "유엔해비타트는 '유엔해비타트'를 대표하는 시민사회단체나 비정부단체를 지지, 또는 승인하지 않는다" "(해당 단체에) 유엔해비타트 로고의 무단 사용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등 내용이 담겼다.
하 의원은 "유엔 및 유엔기구와의 협약·승인 아래 사용해야 하는 유엔 관련 명칭과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심각한 국격 훼손"이라며 해당 단체의 설립 취소와 기부금 반환,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 취소 등을 요구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 좋은 일' 당한 89년생…무심코 켠 PC서 목격한 좌절 | 중앙일보
- 사단장·하급간부, 누구 빼려했나…軍 뒤집은 해병수사 항명 파동 | 중앙일보
- 월1600만원 생활비로 아내는 성매매…과로사한 '기러기 아빠' | 중앙일보
- "한국어 3급은 유치원 수준인데"…'유학생 30만' 관리 어쩌나 | 중앙일보
- 김연경 소속사 "악의적 글 강경 대응…어떤 경우도 선처 없다" | 중앙일보
- 블핑 리사, 루이뷔통 회장 아들과 또 열애설…이번엔 공항 포착 | 중앙일보
- 의료 면허도 없이…"서울대 상위 1%" 내세운 '왕의 DNA' 대표 | 중앙일보
- "50억 건물주 됐다"…70억 로또 당첨된 직장인 7개월 만 근황 | 중앙일보
- 대구 튀르키예 여성 칼부림…같은 국적 30대男 찔러 살해 | 중앙일보
- 20대女 2명, 50대男과 모텔서 마약…여성 1명 숨졌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