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발 위기'에 투자심리 위축…아시아 증시 흔들
코스피는 2% 가까이 하락했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6% 급락한 2525.64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3583억원)과 외국인투자자(-22억원)가 3607억원어치 ‘팔자’에 나서면서 낙폭이 커졌다. 이날 개인이 3284억원 ‘순매수’ 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을 순 없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2차 전지 열풍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포스코홀딩스(-5.31%), 포스코퓨처엠(-5.41%) 등 관련주는 5% 이상 급락했다.
코스닥 하락 폭은 더 컸다. 전날보다 2.59% 급락한 878.29로 900선에서 밀렸다. 한국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띠었다. 일본 증시(니케이 225)는 전날보다 1.46% 내린 3만1766.82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해종합지수(-0.82%)와 대만 가권지수(-0.05%)도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데는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우려에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돌아온 10억 달러 규모의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비구이위안은 30일 유예기간 안에 이자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 처리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날 중국의 7월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지표가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중국의 7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시장예상치 4.8%) 증가했고, 산업생산은 3.7%(시장 예상치 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올해 들어 7월까지 고정자산 투자도 시장 예상치(3.8%)보다 낮은 3.4% 증가했다.
중국의 부진한 성적표 못지않게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소비지표도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 실적은 전월 대비 0.7% 상승해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웃돌았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탄탄하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주식 시장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지수(-1.02%)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16%), 나스닥지수(-1.14%)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리스크와 함께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아시아 시장을 흔들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디폴트 위기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부채 리스크 현실화의 전조일 수 있다”며 “중국의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쉽게 봉합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중국 정부가 개발업체의 유동성 지원 등 적극적 부양책으로 위기를 차단할 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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