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그대로인 의대 정원, 이번엔 늘까....정부, 사회적 논의 첫발

채혜선 2023. 8. 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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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3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8년째 그대로인 의대 정원, 이번엔 늘릴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가 16일 2023년 1차 보건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어 의사 확충 방안을 논의하고, 필수·지역의료 강화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보정심에는 환자·노동·소비자 단체 등 수요자 대표가 참여한다.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수요자 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지부, 제1차 보정심 개최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른 보건의료정책 심의 기구다. 주요 보건의료제도 개선이나 보건의료에 관한 국가·지자체 역할 등을 심의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난 10일 2기 위원회가 새로 구성됐다.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동자·소비자·환자 단체가 추천하는 보건의료 수요자 대표 6명, 의료단체가 추천하는 공급자 대표 6명과 전문가 5명, 정부 부처 위원 7명 등 25명(위원장 포함)이 참여한다. 위원 임기는 2025년 8월 9일까지 2년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 보건의료정책이 보정심에서 원활한 협의‧조정 과정을 거쳐 수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보정심과 산하 전문위원회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 등 의사인력 확충 방안과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 패키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의료 수요자와 의료‧교육‧법률‧통계‧언론‧재정 등 다양한 직역 전문가를 포함한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필수의료확충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하고, 정책 포럼‧대국민 공청회에서 청취한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결과를 보정심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보정심에 반발…의료현안협의체와 조율 관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의대 정원은 2000년 3507명에서 의약분업 때 점차 줄어 2006년 3058명이 됐고 18년째 그대로다. 복지부는 의약분업 때 줄어든 인원(351명)보다 정원을 늘려 2025년 대학 입시 때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지난 1월부터 대한의사협회(의협)과 함께 의정(醫政) 간 협의기구인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 의사인력 확충이 포함된 필수‧지역 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왔다.

의료현안협의체는 올해 들어 총 12차례 열렸다. 그러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의료 수요자인 환자 등 의료 수요자가 참여하는 별도의 공론화 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의사 단체하고만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 보정심을 연 뒤 낸 자료에서 “필수의료 대책의 이행력을 담보하기 위해선 이를 수행하는 의사 인력의 확충 방안이 필요하고, 이는 ▶교육 ▶국토 균형발전 ▶미래산업 육성 등과 연관된 문제인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보정심을 통한 사회적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의대 정원 관련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보정심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각각 이뤄진 논의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복지부의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보정심과 의료현안협의체 투트랙 방식의 논의에 의협은 반발하고 있다. 의협 내부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의협 관계자는 “보정심에선 의대 정원을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가 우선시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 타협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홍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0년 동안 정부와 의료계는 불신과 대립 속에서 보건의료의 미래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구조를 만들지 못했고, 이는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우려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의료계·수요자·전문가 모두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모색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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