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없으면 SNS에… 달라진 태극기 풍경

조유정 2023. 8. 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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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태극기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엔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A(25)씨는 지난 15일 집 앞에 태극기를 거는 대신, SNS에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

그는 "집에 태극기가 없다"며 "광복절을 위해 미리 찍어놓은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중이라는 B(30대‧여)씨는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지만, 태극기가 없어서 직접 그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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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지난 15일 태극기를 게양한 모습.   사진=조유정 기자

“예전엔 태극기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엔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A(25)씨는 지난 15일 집 앞에 태극기를 거는 대신, SNS에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 그는 “집에 태극기가 없다”며 “광복절을 위해 미리 찍어놓은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김모(28‧여‧직장인)씨는 “태극기를 걸고 싶어도 어디서 사야할지 모르겠다”라며 “집 앞에 거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태극기를 게양했다”라고 밝혔다.

국경일이면 집마다 태극기를 거는 풍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청년들을 중심으로 SNS 등 다른 방식으로 태극기를 게양하는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태극기를 직접 게양하지 않아도, 국경일을 맞는 마음을 온라인에서 표현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15일 X(엑스‧구 트위터)에는 실시간 트렌드로 ‘대한독립만세’가 올라왔다. 2만7000여명이 대한독립만세를 태그하고 태극기 혹은 광복절에 관한 게시글을 올렸다. 카카오톡 프로필로 ‘태극기 달기 인증’에 참여하면, 1인당 815원씩 기부해 독립유공자 후손의 새 보금자리 마련을 돕는 캠페인에 16일 동안 총 8만6000여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청년들을 공략한 태극기 게양 캠페인도 나왔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광복절을 맞아 증강현실(AR)을 이용해 태극기를 게양하는 ‘광복절 태극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반크가 제작한 증강현실 필터를 이용해 찍은 사진을 SNS에 게양하는 방식이다. 태극기 또는 태극기 머리띠 필터를 이용하면 원하는 위치에 태극기를 넣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네티즌들은 집과 공원, 지도 등에 태극기를 게양한 인증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반크가 제공한 태극기 AR 필터. 반크


해외에서 직접 태극기를 그리며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청년들도 있었다. 해외여행 중이라는 B(30대‧여)씨는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지만, 태극기가 없어서 직접 그렸다”라고 설명했다. 조모(22‧남‧대학생)씨 역시 “해외 유학 중이라 태극기를 그려봤다”라며 “어린 시절 학교 수업 중 태극기를 그리는 시간이 있었다. 태극기를 그리는 방법이 기억나지 않아 조금 부끄러웠다”라고 했다.

절반 정도의 시민들은 국경일에 여전히 태극기를 걸고 있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8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7%가 ‘최근 1년 사이 국경일에 태극기를 직접 걸었다’고 답했다.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건다는 유모(31‧여‧직장인)씨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국경일이 되면 태극기를 챙겨서 게양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라며 “요즘에는 태극기를 안 거는 곳이 많더라. 우리 집이라도 걸자는 마음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태극기 게양을 통해 역사 공부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임모(38‧여‧직장인)씨는 “자녀들이 태어난 뒤에는 교육목적으로라도 잊지 않고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라며 “태극기를 게양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역사와 국가 가치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경일에 태극기 그리는 법을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를 하게 된다. 자녀들이 역사에 대해 잘 알아가고 있어서 좋다”라고 덧붙였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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