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목맸나"…'45억' 잼버리 오퍼레이션K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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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참가국 항공비 45억원 지원
정부가 지난 12일 폐막한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150여개국 일부 대원에게 항공권·참가비 전액을 지원하는 '오퍼레이션 K' 프로그램에 45억원을 쓴 것을 두고 '선심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각국 청소년의 폭넓은 대회 참여 보장"을 내세웠지만, "'역대 최대 규모' 타이틀에 목맨 나머지 빈틈없는 대회 준비보다 참가 규모 늘리기에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여성가족부·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 전체 예산 1171억원 중 '회원국 항공비 지원 비용'에 해당하는 오퍼레이션 K 프로그램 예산은 45억원이다. 이는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맡은 ▶행사장 청소, 분뇨 처리 11억원 ▶행사장 방역, 해충 기피제 7억6000만원 ▶단위대 그늘막 5억4000만원 ▶폭염 대비 물품(소금·물) 구매 2억원 등을 합친 돈(27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3월 3일 브리핑에서 "잼버리 역사상 최초로 경제적 여건으로 참석이 어려운 청소년이 마음껏 참여할 수 있도록 참가국당 10명에게 항공권과 참가비 전액을 지원하는 면에서 기존 대회와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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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개국 766명→150여개국 1500명 늘어
지난 2월 잼버리 조직위가 만든 오퍼레이션 K 용역 관련 과업 지시서엔 참가국 중 79개국 청소년 대원과 지도자 766명의 왕복 항공권 구매를 대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부분 탄자니아·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아프리카·남미 등 국가였다. 최종 오퍼레이션 K 예산은 당초 21억원에서 2배 이상 증액됐다. 지원 대상도 150여개국, 1500명가량(추산)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 2017년 8월 16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총회에서 168개 스카우트 회원국이 투표한 결과 한국(전북 부안군 새만금)이 폴란드(그단스크시)를 누르고 개최국에 선정된 건 무상 항공권 지원 약속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폴란드가 속한 유럽 회원국이 40개지만, 아시아·태평양 회원국은 26개에 불과해 한국이 열세였다. 실제 전북도는 세계연맹 투표를 앞둔 2017년 1~7월 33차례 해외 유치 활동을 아프리카와 남미, 아랍 국가 등을 누비는 데 집중했다.
이와 별도로 전북도의회는 지난해 10월 30일 잼버리에 참가하는 전북 지역 학생·교직원에게 참가비 일부를 지원하는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엔 1인당 참가비 153만원 중 103만원을 전북교육청이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대회에 전북에선 중·고등학생 708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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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등 12개 교육청도 참가비 지원
다른 지역 교육청도 편차는 있지만, 참가비를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인천·대전·울산·세종·경기 등 5곳을 제외한 전북·서울·부산·대구·광주·강원·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제주 등 12곳에서 총 2498명에게 29억650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실제 대회 참가 인원과 지원금 규모, 정산 방식 등은 잼버리 조직위와 각 시·도 교육청 통계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전북교육청은 전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대회엔 156개국 청소년·IST(국제운영요원)·지도자 등 4만2643명이 참가했고, 이 중 한국 참가자는 3876명이다. 조직위 안팎에선 "앞으로 돈을 주고 국제 행사 참가자를 유치하는 일은 그만하고 행사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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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청소년 폭넓은 대회 참여 보장" 반박
이에 대해 여가부는 "오퍼레이션 K 프로그램은 각국 사회적 배려 대상 청소년이 참여해 다양한 활동과 교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국제 대회 유치 희망국은 통상 대회 참가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시한다"고 해명했다. '오퍼레이션 K 프로그램 때문에 시설 투자가 미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프로그램은 애초부터 시설 투자 예산과 별도 항목으로 편성됐다"고 했다.
최영기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국제적인 마라톤·골프 대회를 할 때 톱클래스 선수 일부를 (주최 측이) 항공비와 체류비 등을 주고 초청하기도 하지만, 전체 참가국과 선수에게 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잼버리 조직위가)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항공비 등을) 지원한 걸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것에 비해 대회 품격이 올라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부안=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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