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무기력해진 부모님, 노인성 우울증일지도…

이슬비 기자 2023. 8.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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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우울장애는 70~85세 이후 유병률과 발병률이 모두 두 배가 된다.

두통, 복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내과 질환으로도 오인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우울함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가면성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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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부모가 갑자기 무기력해졌다면 노년기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요우울장애는 70~85세 이후 유병률과 발병률이 모두 두 배가 된다.

과거에는 당연했던 신체 능력과 사회적 관계가 하나둘씩 줄어들기 때문이다. 은퇴,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 자식과의 불화, 대인관계 단절, 빈곤 등 사회·경제적 요인 등도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른 질환보다 치료 효과가 크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고의적 자해, 자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노년기 우울증에 걸리면 초기에는 특별한 감정의 변화 없이 잠이 오지 않고, 입맛이 없어 밥도 먹기 싫고, 특히 만사가 귀찮아진다. 몸 이곳저곳이 아픈데 막상 병원에 가서 검사하면 아무 이상이 없다. 집중력 감퇴와 함께 기억도 흐릿해지면서 치매가 의심되기도 한다. 두통, 복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내과 질환으로도 오인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우울함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가면성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땐 우울 증상은 적고, 내과 질환은 잦아 주위의 이목을 끌기 위해 꾀병을 부린다는 가족들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철민 교수는 "가면성 우울증은 스스로 우울하지 않다고 말할 뿐만 아니라 표정에서도 우울한 느낌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멀쩡한 겉모습과는 달리 식욕부진, 소화불량, 두통, 근육통, 불면증 등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 가면성 우울증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노년기 우울증은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가 잘 된다. 보통 급성기 치료로 70~80%가 개선된다. 우울증 치료로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효과적이며, 약물의 부작용이 예전에 비하여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경도의 우울증부터 약물치료를 권하는 추세다.

신철민 교수는 "악물 치료에는 항콜린성 부작용에 취약한 노인의 특성상 삼환계 항우울제보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많이 사용한다"며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억제제는 통증에도 효과가 있어 통증을 동반한 노인에게 처방한다"고 했다. 이어 "간혹 환자 중에는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할까 봐 우려하는 환자가 있는데, 꾸준한 치료 후에는 더 이상 약을 먹지 않아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노년기 우울증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없애고 즐거운 생각을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환자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도 필요하다. 만약 환자가 자살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신철민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약물은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치료받는 것"이며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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