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K-통신으로 화웨이 대체”…8조5000억 오픈랜 시장 뭐길래

김경미 2023. 8. 16. 17: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 출범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날 열린 출범선포식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LG전자 등 오픈랜 관련 기업들과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통신 장비·기술 기업과 손잡고 64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오픈랜(Open RAN, 개방형 무선 접속망) 시장 선점에 나선다. 화웨이(중국), 에릭슨(스웨덴), 노키아(핀란드)가 80%를 차지하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중소 장비 기업들의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 출범 선포식’을 개최했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기지국 장비를 연동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 기술. 민·관 협의체인 ORIA는 국내 오픈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4월 발족했다.

이날 행사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 등 국내외 장비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 기업과 유관기관 29곳이 참석했다. 초대 의장사는 SK텔레콤이 맡았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오픈랜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을 선도하는 핵심 요소로 주목 받고 있다”며 “ORIA를 중심으로 민·관, 대·중소 기업 간 협력과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술·표준 관련 국제 협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최근 세계 각국은 오픈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오픈랜이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 ‘빅3’ 중심의 현 통신장비 시장 구도를 깰 수 있는 무기로 주목 받으면서다.

기존 무선 통신 환경에서는 통신장비 업체 1곳이 안테나, 무선장치, 기지국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통째로 맡아 구축했다. 여러 업체가 만든 장비를 섞어 쓸 경우 네트워크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 빅3의 장비를 쓰는 통신사가 대부분이라, 삼성전자 등 후발 통신장비 업체들은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이 구도를 흔드는 데 적극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 정부는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세계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다양한 장비를 혼합해 쓸 수 있는 오픈랜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한국은 아직 기술 개발 초기지만 미국과 일본은 올해 기술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최근 다른 국가들도 통신 장비 공급처를 다양화 해야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오픈랜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오픈랜 시장 규모는 2021년 12억 달러(약 1조 6000억원)에서 2026년 64억 달러(약 8조 5500억원)로 약 5배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도 ORIA를 중심으로 오픈랜 기술·표준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길을 개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경진 기자


오픈랜 시장 육성, 어떻게?


① 제품 경쟁력 확보: 과기정통부는 오픈랜 장비 국제인증체계(K-OTIC)를 마련하고 판교 ‘오픈랜 테스트베드’에 글로벌 제조사의 통신 장비를 도입해 국내 기업의 실험·실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영국 등과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국내외 오픈랜 장비의 상호운용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매년 두 차례 국제 행사도 개최하기로 했다.

② 성장 생태계 조성: ORIA를 중심으로 기업과 학계, 연구소가 하드웨어·소프트웨어·클라우드 산업을 연계한 공급망 조성에 나선다. 2027년까지 오픈랜 기술 관련 부품, 장비,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할 예정. 국내외 오픈랜 수요 발굴을 통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③ 시장 점유율 확대: 한국이 6G(6세대) 통신 기술을 주도한다면 오픈랜 기술의 시장 점유율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한다. 이 때문에 5G 오픈랜 공급망을 위한 R&D뿐 아니라 6G 원천·응용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오픈랜 시장 진입 단계부터 핵심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더 알면 좋은 것


정부는 오픈랜 정책을 추진하며 기존 대기업과 중소 통신장비 기업의 협력 사례를 참고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쏠리드는 5G 기지국 솔루션과 무선장치 장비를 연동해 미국 시장에 함께 진출했고, 노키아도 국내 삼지전자와 협업해 오픈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오픈랜 산업 고도화에 발맞춰 국내 부품 기업이 글로벌 강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