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로 100명 넘게 사망… 산불 대피는 ‘이곳’으로 [살아남기]

이채리 기자 2023. 8. 16. 17: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관광지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사진=뉴시스
세계적인 관광지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CNN 방송에 따르면 마우이섬 라하이나 마을을 휩쓴 산불로 지금까지 101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향후 10일 안에 사망자 수가 2배에 육박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전망이다. 불에 타 파손되거나 전소한 건물은 2200여 채, 재건과 복구에 필요한 비용은 55억 2000만 달러, 약 7조 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 정확한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산불 확산에 가뭄과 강풍 등의 기후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마우이섬 산불은 미국에서 100여 년 만에 최악의 산불 피해로 기록됐다. 산불은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인명·재산 피해의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복구하기까지도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막상 산불이 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평소 알아두면 좋을 산불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아파트 8층 높이에서도 불씨 들어와”
주택가에 산불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면 3가지 행동 요령을 지켜야 한다. 우선, 불씨가 번지지 않게 집 주위와 물건에 물을 뿌려줘야 한다. 물을 뿌리면 발화점 온도를 낮출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이순균 대응전략팀장은 “물을 뿌린다고 해서 주택이 불에 타는 것을 완벽하게 예방할 순 없지만 물건이 물에 젖어 있으면, 건조한 상태일 때보다 불이 붙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 소방 장비를 갖고 있지 않은 일반 국민이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순균 팀장은 “물을 뿌려두면 규모가 작고 느리게 확산하는 산불의 경우 주택에 불이 붙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고,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불이 붙는 속도를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집안이나 주변에 있는 폭발성, 인화성이 높은 물건도 제거할 필요가 있다. 산림청 산불방지과 유신현 예방담당은 “가스통처럼 불이 붙으면 폭할 위험이 있거나 낙엽, 플라스틱 등의 가연물질은 불이 쉽게 붙기 때문에 주택가에 산불이 확산하면 빠르게 치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과 창문도 반드시 닫도록 한다. 바깥에 있던 불씨가 문이나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신현 예방담당은 “아파트 7층, 8층 되는 높이에서도 바깥에 있던 불씨가 집안으로 들어오면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평소 산불에 대비해 행동요령을 숙지해두고, 대피요령에 맞춰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게 두 전문가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산불보다 낮은 장소로 대피해야
만약 대피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산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장소(논밭, 학교, 공터, 마을회관 등)로 이동한다. 산불의 확산 속도가 빠르고, 규모가 클 경우에는 연기가 없는 곳으로 바로 대피해야 한다. 유신현 예방담당은 “산불이 계속 번져 위험에 처했다면 불이 지나간 타버린 장소, 낮은 장소, 도로, 바위 뒤 등으로 대피하고, 산불은 아래쪽에서 높은 쪽으로 불이 붙어 올라가기 때문에 산불보다 낮은 장소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균 팀장 역시 “바람의 영향이 없다면 경사진 곳에서 불은 주로 아래쪽에서 경사면 위쪽으로 이동하고, 연기가 공기보다 가벼워 상승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높은 곳보다 낮은 곳이 대피 장소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대피 시 이웃집 주민에게도 위험 상황을 알려주는 게 좋다. 그 외의 경우 소방서나 시청의 안내(대피 방송, 대피 명령)에 따라 행동한다.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낮은 지역을 찾아 낙엽, 나뭇가지 등을 긁어내 얼굴 등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한다(산불 국민행동요령 자료).

다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산불로 인한 연기나 재를 흡입하면 기침, 인후열, 눈 염증, 호흡곤란, 발작 증세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피하는 동안 연기를 흡입하는 환경에 노출됐다면 젖은 수건 등으로 입과 코를 막고 호흡해야 한다.

◇산불 발견하면 바로 신고하기 
산불을 발견하면 ▲소방서(지역번호+119) ▲산림청 산불상황실(042-481-4119) ▲경찰서(지역번호+112) ▲시·군·구 산림 부서에 신고해야 한다. ▲스마트산림재해앱 ‘산불신고’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불의 규모가 아주 작다면(초기 작은 산불) 외투 등으로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유신현 예방담당에 따르면 불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됐을 경우 섣불리 진화에 나섰다가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이순규 팀장은 “산불을 발견하면 신고부터 하고, 산불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공터 등 안전지대로 빠르게 대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입산 시에는 라이터, 담배 등의 화기물은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 허용된 지역 외 취사 및 야영도 금지다. 산림 인접 지역의 쓰레기 소각이나 논, 밭두렁 태우기도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달리는 열차나 자동차에서 창밖으로 담뱃불을 버리는 행위도 해선 안 된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