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또 비싸지나…폭염 등에 100만리 폐사, 육곗값 12% 급등
최근 닭고기(육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정부가 처음으로 육용계 종란(병아리를 얻기 위한 달걀) 500만개를 해외에서 수입하기로 했다. 육계 공급을 확대해 삼계탕·치킨 등 외식 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육계 공급은 6728만 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전국적으로 퍼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진 데다 여름철 집중호우·폭염·태풍 등 영향으로 가금류 폐사가 다수 발생했던 탓이다.
정부는 이날까지 여름철 폭우 피해로 81만3000마리, 폭염 피해로 15만2000마리 등 100만마리에 가까운 가금류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업계가 수익성을 위해 종계(종란을 낳는 닭)를 최소한으로 유지한 영향도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공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육계 도매가는 ㎏당 4098원으로, 지난해 7월(3750원)보다 9.3% 증가했다. 소비자가도 5670원에서 6352원으로 12% 상승했다. 이는 다른 축산물 가격이 1년새 하락한 상황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돼지 평균 도매가는 약 5%, 한우 평균 도매가는 약 11% 싸졌다.
이에 농식품부는 17일 하림과 동우팜투테이블 등 육계 업체를 통해 네덜란드산 종란 500만개를 수입해 부화된 400여만 마리 병아리를 농가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AI 영향으로 산란계 종란을 수입한 적은 있지만, 이번과 같이 육용계 종란을 수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당장 종란 수입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긴 어려워 보인다. 사육기간을 감안하면 오는 10월에나 시중에 육계가 공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때까지 관련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공급 확대를 촉구하고, 할당관세를 추가 확대하는 등의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정부가 육계 수급조절에 적극 나서는 것은 외식 물가, 특히 치킨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미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원재룟값 상승 등을 이유로 올 상반기에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선 17일 육계를 수입하는 업체들과 만나 비축 물량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전반적으로 물가에 미칠 영향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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