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디스플레이 전시회에 등장한 '미래 자동차'...삼성·LG가 나란히 찍었다

임채현 2023. 8. 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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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LGD, 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 나란히 참가
올해로 22회째 맞은 전시회, 172개사 참여로 최대규모
가장 이목 집중시킨 제품은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16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디스플레이 산업 전시회'에서 관계자들이 LG디스플레이 전시 부스를 찾아 미래형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체험하고 있다.ⓒ임채현 기자

"거시경제 부진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TV나 모니터 같은 전통적 주력 제품 수요가 부진하지만, 한편으론 소형 스마트폰 중심의 OLED 전환 가속과 AR · VR 등 신규 어플리케이션과 모빌리티에서 새 미래가 열릴 것으로 본다." - 정호영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

최근 IT 세트업체들의 수요 부진과 중국의 발빠른 추격으로 위기에 놓인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새 먹거리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IT 기기 휴대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제품과 더불어 미래 디스플레이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모빌리티를 두고 국내 주요 업체들은 집중하는 분위기다.

16일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한국디스플레이 산업 전시회'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주축이 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앞세운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차량용 OLED 패널을 동시에 나란히 앞세우고 대형 OLED, 디지털 콕핏 등도 함께 소개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양대 디스플레이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외 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업 172개사가 참여해 582부스가 꾸려졌다. 역대 전시회 중 최대 규모다. oled를 비롯해 QD, 마이크로LED 기술 뿐만 아니라 장비 설비 재료 등 각종 소부장 기업이 참석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모빌리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K-Display 2023'에서 선보인 자동차 내부를 형상화한 '뉴 디지털 콕핏' 제품.ⓒ삼성디스플레이

나란히 찍은 '미래 자동차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각자 부스에 나란히 미래 자동차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앞세워 OLED 모빌리티 기술력을 과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뉴 디지털 콕핏'으로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초 CES에서 첫 선을 보였던 제품으로, 미래 자동차의 내부 공간에 맞춰 34형과 15.6형 멀티 스크린 솔루션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석 앞에 있는 34형 OLED는 화면 좌우가 구부러지는 '벤더블(Bendable) 기술'이 탑재됐다. 운전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시청 거리를 제공,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자율 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 있다. 2열 탑승자를 위한 슬라이더블 형태의 RSE(Rear Seat Entertainment) 디스플레이도 함께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세계 3대 모토쇼 중 하나인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3'에도 처음 참가해 고객사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뒷좌석 등 차량 내 곳곳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주행 편의성을 강조하기 위해 P(플라스틱)-OLED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34인치 초대형 P-OLED'는 계기판과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P-OLED는 유리 대신 탄성있는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사용해 뛰어난 화질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우위는 LG디스플레이가 점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을 철수하면서, 아직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80% 이상은 LG디스플레이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대비 고행상도 구현에 적합한 LTPS LCD 기술력도 선보였다. 아울러 차량용 OLED 공급 확대를 위한 합리적 가격대의 신제품 'ATO(Advanced Thin OLED)' 등도 소개했다.

16일 '2023 한국디스플레이 산업 전시회'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 자사 OLED를 탑재한 갤럭시Z폴드4를 어항 속에 넣어 방문객 모습을 촬영, 즉석 사진을 인화해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임채현 기자
중소형 OLED 앞세운 삼성, 투명 내세운 LGD


아울러 디스플레이 양사는 '모빌리티'라는 공통점 외에 차별화된 기술력도 나란히 공개했다. 중소형 OLED의 강자로 불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 최초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밀고 당기는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국제 전시회에선 선보인바 있지만, 국내 전시회에서 해당 기술을 선보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대화면 IT 기기의 휴대성을 극대화한 제품들 위주로 해당 기술은 차세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날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12.4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평상시엔 한손에 쥘 수 있는 작은 바 형태지만, 화면 확장 시 크기가 기존 5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날 삼성디스플레는 자사 OLED의 방수성, 내구성, 경량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닥터 OLED의 이상한 실험실'을 오픈해 관람객들에게 이색 경험을 선사했다. 삼성 OLED를 탑재한 갤럭시Z폴드4를 어항 속에 넣어 방문객 모습을 촬영, 즉석 사진을 인화해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LCD와 OLED 패널을 헬륨 풍선에 매달아 각각 82g, 8g의 무게차를 경험하게 한 것도 OLED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벤트 중 하나다.


이외에도 안팎으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S'자형 폴더블, 안으로 두 번 접는 'G'자형 폴더블, 접었을 때 13형 펼쳤을 때 17.3형까지 커지는 노트북형 폴더블 등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미래가 될 다양한 시제품들을 선보였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3'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가 스타벅스와 협업한 매장용 투명 OLED 콘셉트를 소개하고 있다.ⓒ임채현 기자

LG디스플레이는 투명 디스플레이 전시에 힘을 줘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날 투명 OLED 30인치와 77인치는 최초로 등장했다. 창문을 연상시키는 투명한 유리에 생생한 화질을 갖춘 화면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방식이다. TV는 물론 식당 및 까페 메뉴판이나 전철, 박물관 등에 다양한 상업 현장에 사용될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 이날 부스에서는 스타벅스와 협업한 투명 OLED 매장용 콘셉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OLED의 절대 강자답게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초소형과 초대형을 아우르는 OLED 풀 라인업을 공개했다. 가장 작게는 0.42인치부터 97인치까지의 OLED 화면을 전시해, 다양한 크기에서 최고 수준의 OLED 기술력을 뽐냈다. 투명 OLED 외에 게이밍 모니터 패널도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는 제품 중 하나다. '45인치 울트라 와이드 OLED 패널'과 '27인치OLED 패널'은 현존 패널 중 가장 빠른 0.03ms의 응답속도와 고주사율(240Hz)로 선명하고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구현한다.


정호영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이번 전시를 통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전략을 한층 고도화하고 그 실행을 가속화하는 상호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본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은 크게 ▲OLED 전환 가속▲모빌리티 분야 시너지 강화 ▲메타버스 연계 시장 창출 등세 가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IT제품에서 OLED 침투율은 수량 기준으로 2%에 머물렀지만 향후엔 태블릿과 노트북, 게임용 모니터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향후 5년 내 현재 5배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동시에 차량에 장착되는 디스플레이 역시 그 수와 크기에서 확장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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