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직 스타 앵커 또 폭로…1시간 만에 삭제 당한 영상 뭐길래
중국의 전직 스타 앵커가 유럽의 테러리스트를 직접 인터뷰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예고편이 중국에서 게재 한 시간 만에 검열로 삭제당했다. 차이징(柴靜·47) 전 중국중앙방송(CC-TV) 앵커는 오는 17일 ‘이방인-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와 대화’ 다큐멘터리 6부작을 공개한다며 지난 13일 자신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스토리) 계정에 4분 30초 분량의 예고편을 게재했다.
하지만 해당 예고편은 게재 1시간 만에 중국 SNS에서 검열로 삭제됐고, 차이징의 위챗 계정도 폐쇄됐다. 검열 당국은 “해당 영상은 규정 위반으로 방송할 수 없다”며 “이용자의 신고로 플랫폼 검토 결과 해당 영상은 불법 콘텐트가 포함되어 있다”고 삭제 이유를 제시했다.
신작 다큐멘터리 ‘이방인’ 예고편에 따르면 차이징은 2017년 남편의 업무로 인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주한 뒤 그해 8월 테러사건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영감을 얻은 그는 유럽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추적 조사해 수년에 걸쳐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예고편 말미에서 차이징은 “테러는 오직 신비에 기대야만 유지될 수 있다. 폭로하면 테러는 모든 통제력을 잃게 된다”며 이번 테러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취지를 밝혔다.
1976년 1월생으로 지난 2001년 CC-TV에 입사한 뒤 일약 스타 앵커로 부상한 차이징은 중국에서 장기간 논쟁의 인물이었다. 심지어 중국의 일부 네티즌은 그를 중국의 적인 ‘한간(漢奸)’이라고 매도했다. 새로운 다큐멘터리의 소재와 예고편이 공개되자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서방에서의 생활비와 촬영 자금의 출처는 어디냐며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제 반(反) 테러 작품을 무슨 이유로 중국 SNS에 소개했냐”며 저의를 의심하는 글도 올라왔다.
차이징은 CC-TV 입사 직후인 2003년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하자 전염병 현장에서 탐사 보도로 명성을 얻었다. 2003년 10대 중국기자 시상에서 8위를 차지했지만 2013년 미국에서 원정 출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짜 애국’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CC-TV에서 퇴직한 뒤 2014년 중국의 스모그 실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돔 천정 아래(穹頂之下)’를 제작해 당시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겸직하던 루웨이(魯煒)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의 지지는 물론 현재 권력 서열 24위의 중앙정치국위원인 천지닝(陳吉寧) 당시 환경부장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마치 중국에서 검열로 삭제당할 것을 예상한 듯 예고편 소개에서 6부작의 다큐멘터리와 책을 완성했다면서 오는 17일 ‘이방인’ 전편을 방송할 것이며 만일 게시할 수 없을 경우 중국에서는 금지된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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