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과몰입금지, ‘그래서 누구랑 키스했는데!’
영화나 소설, 드라마를 보면서 ‘아, 이러지 말고 다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는데!’ 하고 답답했던 적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살펴볼 ‘과몰입금지(Love Too Easily)’는 그런 답답함을 날려줄 인터랙티브 게임으로, 이용자의 선택으로 스토리와 엔딩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게임은 술에 취해 누군가와 키스하고 만 주인공 ‘연우’가 기억이 안 나는 키스 상대를 추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 누구나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3명의 매력적인 용의자(키스 상대)를 추리해가는 추리 요소도 덤이다. 이용자는 연우의 시점으로 주인공의 선택을 결정하고 발생하는 사건과 이야기를 감상하면 된다.
지금 작성하는 글은 4월에 나온 ‘과몰입금지’의 데모 버전을 기준으로 하고, 게임은 8월 말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보통 인터랙티브 게임은 미리 촬영된 영상을 이용자의 선택에 맞춰 송출하는 형태다 보니, 선택지 외에 조작할 수 있는 범위가 적어서 밋밋하고 단조로운 느낌이 들기 쉽다. 하지만 이번에 플레이해 본 ‘과몰입금지’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형식을 적절한 미니게임과 영상 중간의 버튼 액션(QTE)으로 몰입감과 재미를 높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몰입금지’에서의 미니게임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의 난도로, 딱 가벼운 플래시 게임이 떠오른다. 방을 구석구석 뒤지며 술 마신 날의 정보를 탐색하고, 해장을 하러 나가기 위해 메이크업을 하는 등 스토리와 관계없이 별개로 제공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스토리 전개 중 특정 부분을 미니 게임화했다고 볼 수 있다.
미니 게임은 몇 번 틀리거나 실수해도 문제없이 진행되지만, 완벽하게 클리어하면 ‘업적’을 달성할 수 있어서 승부욕을 자극했다. 또한, 실제 배우가 나오는 영상과 게임이 가진 2D 그래픽의 괴리를 줄이고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이용자에게 심어준다는 느낌도 받았다.
영상 중간에 튀어나오는 흰색 테두리의 액션 버튼도 영상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줬는데, 버튼을 일정 시간 동안 누르지 않으면 ‘실패’ 처리된다. 당연히 ‘실패’와 ‘성공’ 시 뜨는 영상이 다르고, 언제 버튼이 나타날지 모르니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입하게 됐다.
물론, 스토리 영상의 퀄리티도 훌륭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이 깔끔하게 들어있는 화면 구성도 인상적이었고, 영상에 나오는 배우들도 감정을 살리되 지나치게 과장돼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게임 인터페이스에 나오는 ‘다이어리’ 같은 물품을 영상에 주기적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이용자가 해당 설정에 쉽게 익숙해지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운 것도 흥미로웠다.
여기서 ‘다이어리’는 지금까지 있었던 상황과 정보, 업적 등을 정리해두는 시스템으로, 남자 주인공(키스 용의자) 3명의 성격과 정보까지 나와 있어서 선택지 추리를 위해선 자주 들어가서 살피게 되는 창이다.
인터페이스와 설정도 게임의 질을 올리는데 한몫했다. 게임을 실행하자마자 보이는 메인 화면은 필요한 구성 요소는 전부 들어가 있으면서도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냈다. 게임 내 주요 시스템인 ‘다이어리’를 소재로 콘셉트를 딴 것도 보기 좋았다.
이런 깔끔한 인터페이스는 영상 도중 선택지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화면의 하단부에 딱 필요한 내용만 적절하게 배치하고 투명도를 낮춰 몰입감을 해치지 않았다.
‘진행상황’ 시스템의 깔끔한 정리도 다 회차 플레이의 피로도를 덜기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행 상황’은 지금까지 했던 선택을 알고리즘 순서도의 형태로 보여주는데, 선택 분기점이 되는 곳을 클릭하면 바로 그 시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게임을 처음부터 플레이하지 않아도 특정 선택 분기점으로 이동한 뒤, 원래 했던 선택과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것이다. 순간의 선택으로 스토리와 엔딩이 바뀌는 인터랙티브 게임 특성상 다른 이야기를 보기 위해선 여러 번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의 부담과 피로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선택지를 고를 때 발생하는 시간 제한의 제거 여부, 영상의 대사 자막 여부 등 세세한 설정도 이용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인터랙티브 게임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했다고 해도 다른 장르에 비해 다양한 조작감과 속도감을 느끼기는 어려워 취향이 갈릴 수는 있으나, 취향만 맞는다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식 출시 됐을 때의 ‘과몰입금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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