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귀를 씻고 싶었다"
[윤성효 기자]
▲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6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겨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분노한다"라고 밝혔다. |
ⓒ 윤성효 |
"귀를 씻고 싶었다."
"답답함을 넘어 분노한다."
"민주주의, 인권, 진보를 외치는 모든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일본과 손잡고 민족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냐."
윤석열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시민사회진영이 보인 반응이다. 경남진보연합, 열린사회희망연대,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등 단체는 16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이경희 마창진시민모임 대표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과거사, 일제 강점기의 참혹함에 대해 당당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말은 한 마디도 없었다. 피 흘려 싸운 민주열사를 적으로 돌린 경축사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선을 넘었다. 하루 빨리 물러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염불이 난다. 날씨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더 그렇다"라며 "정부 청사에 일장기가 걸릴까 걱정했는데, 사실은 일장기보다 더 충격적인 경축사가 나왔다. 일본 정부나 일본 수상도 할 수 없는 말을 어제 들었다. 치가 떨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회견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적 경축사는 한 마디로 대한민국의 치욕사다. 역사 인식도, 자주국가로서의 의지도, 인권과 정의에 대한 기본 개념도 찾아 볼 수 없으며, 고분고분 대통령의 말을 따르라는 겁박의 선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이 이렇게 나라의 주권이 훼손되고, 국민들의 나라 걱정의 자유마저 빼앗겠다고 분열시키는 심각한 불행으로 이어진다는 현실에 국민으로서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회견문 전문이다.
2023 대통령 8.15 경축사에 분노하며 퇴진을 요구한다
어제 78주년 광복절에서의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는 8.15 광복절이 도대체 무슨 날이지를 제대로 인식하고나 있는지,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광복절이 무슨 날인가? 일제의 36년 동안 한반도에 대한 불법강점의 역사가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반성도 사죄는커녕 역사를 미화하고 왜곡하기 급급한 마당에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니, 도대체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가, 역사인식이라곤 찾아 볼수 없는 대통령의 연설은 수치를 넘어 분노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는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피해를 입힌 일본에게 대놓고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일제의 잔혹한 고문으로 숨진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나고,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을 비롯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영령들이 구천에서 통곡할 노릇이다.
진정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는 대등한 파트너라면 가해국 일본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당당하게 요구해야 하지 않는가? 오히려, 전쟁할 수 있는 나라, 국사대국화로 치닫는 일본이야 말로 우리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데 무슨 '세계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한다'는 말인가?
한반도가 왜 분단되었는가? 나라의 자주권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채 강대국들의 아시아 패권경쟁 속에서 우리 민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갈라진 것이 아닌가. 광복절이야말로 나라의 자주권을 올바로 세워 회복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어야 하는 날이다. "한미동맹은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평화의 동맹이자 번영의 동맹"이 아니라 대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아시아 제패를 위하여 우리 땅에서 날이면 날마다 전쟁연습을 일삼는 종속동맹이자 미국의 무기소비를 위한 식민동맹임을 모르는 국민은 윤석열대통령의 추종세력들 뿐일 것이다. .
나아가 윤대통령은 낡은 색깔론으로 국민들의 분열을 선동하기 까지 하고 있다. "공산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으며, 우리는 결코 이러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됩니다." 라는 말은 분명 민주화와 인권발전을 위한 진보적 운동가들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자 국민들에 대한 겁박이며, 바른 말을 하는 국민들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 현 정부에 대한 어떠한 비판과 문제제기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전제국가로 인식하는 국가 정체성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내용이다. 나라의 자주와 평화를 위하여 국민들의 화합과 단결을 호소해야 할 광복절에, 우리의 진정한 해방과 자주를 위하여 한 마음 한 뜻이 되자고 설득해야 할 대통령이 이렇게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을 모욕하고 겁박하며 갈라치기로 분열시키는 발언을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대놓고 한다는 사실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걸핏하면 입에 올리는 '자유민주주의'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국민들의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이렇게 대놓고 억압하고 겁줄 대통령만의 자유란 말인가.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적 경축사는 한 마디로 대한민국의 치욕사이다. 역사인식도, 자주국가로서의 의지도, 인권과 정의에 대한 기본 개념도 찾아 볼 수 없으며, 고분고분 대통령의 말을 따르라는 겁박의 선언일 뿐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이 이렇게 나라의 주권이 훼손되고, 국민들의 진정한 나라걱정의 자유마저 빼앗겠다고 분열시키는 심각한 불행으로 이어진다는 현실에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서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더 이상의 불행을 불러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하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독립운동 선열들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명예를 더 이상 훼손하기 전에, 그리고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윤석렬대통령은 하루 속히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6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겨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분노한다"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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