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가족', 60년 만에 일본 오사카서 발견…9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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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장욱진(1917∼1990)의 1955년 작 '가족'이 6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짜임새 있는 대상의 배치로 장욱진의 조형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자, 작가의 가족도 중 아버지와 아이들만 함께 그려진 유일한 사례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부연했다.
소장가를 설득해 '가족'을 구입한 국립현대미술관은 보존 처리를 마친 후 오는 9월 장욱진 회고전에서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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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9월 회고전 앞두고 발굴·소장
장욱진 1955년작, 미술사적 가치 높아
9월 14일 '장욱진 회고전'서 첫 공개
화가 장욱진(1917∼1990)의 1955년 작 '가족'이 6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16일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본에서 '가족'을 발굴해 다음 달 14일 덕수궁관에서 개막하는 장욱진 회고전에서 전시한다고 밝혔다.
'가족'은 생전 30여점의 가족 소재의 그림을 그렸던 작가가 항상 머리맡에 걸어둘 만큼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돈을 받고 판매한 작품으로, 장욱진은 이 작품을 판매한 돈으로 막내딸에게 바이올린을 사준 것으로 전해진다.
장욱진은 1964년 반도화랑에서 열린 첫 개인전에서 이 작품을 일본인 시오자와 사다오에게 판매한 뒤 아쉬움에 1972년 '가족도'(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소장)를 다시 그렸을 만큼 '가족'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그 후 60년간 행방이 묘연했던 '가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9월 장욱진 회고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굴됐다.
전시 기획을 맡은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작품 구매자인 시오자와 씨의 이름을 근거로 작품 행방을 추적했고, 그 아들 부부를 찾아 일본 오사카 근교의 부부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배 학예연구사는 아틀리에 낡은 벽장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손바닥 크기의 작품을 직접 찾았다고 설명했다.
성인 손바닥 크기보다 작은 ‘가족’(6.5×16.5㎝)은 한가운데 집 안에 4명의 가족이 앞을 내다보고 있는 모습과 함께 나무, 두 마리의 새를 그렸다. 짜임새 있는 대상의 배치로 장욱진의 조형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자, 작가의 가족도 중 아버지와 아이들만 함께 그려진 유일한 사례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부연했다.
소장가를 설득해 '가족'을 구입한 국립현대미술관은 보존 처리를 마친 후 오는 9월 장욱진 회고전에서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가족'은 평생 가족 이미지를 그린 장욱진 가족도의 전범(典範)이 되는 그림이자 최초의 정식 가족도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장욱진의 큰딸인 장경수씨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그리신 나무의 우둘투둘한 질감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봤던 기억이 생생한데, 다시 만나니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막내딸인 장윤미 씨는 “당시 10살이었는데 혜화국민학교 합주단이었다. 아버지가 (가족을 판매한 돈으로) 사준 그 바이올린으로 여러 곳에서 연주한 기억도 생생하다. 너무나 새롭고 감격스럽게 다가온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욱진은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상징하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작가다. 나무, 집, 해와 달, 까치 등이 단순하고 간결하게 등장하는 그림으로 '동심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화가'로 알려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회고전에서 장욱진의 초기 작품부터 유화, 먹그림, 매직펜 드로잉, 판화, 표지화, 삽화 등을 소개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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