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빅 무브' 없이 13승 1패 9연승…오타니와 '영끌'한 LAA는 3승 11패 추락

차승윤 2023. 8. 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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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한 팀을 미래를 팔아 현재에 올인했고, 한 팀은 악셀을 제대로 밟지 못했다. 그런데 결과가 정반대다.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MLB 정규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9연승을 달린 다저스는 시즌 승률 0.610(72승 46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굳건히 지켰다.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승차가 무려 9경기에 달한다.

MLB 각 구단들은 지난 2일(한국시간) 트레이드 시장 마감시한을 앞두고 마지막 전력 수급에 열중했다. 우승을 노리는 텍사스 레인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이 대표적이다. 텍사스는 상위 유망주인 루이스앙헬 아쿠냐를 주고 메츠로부터 맥스 슈어저를, 휴스턴은 드루 길버트와 라이언 클리퍼드를 주고 역시 메츠로부터 저스틴 벌랜더를 영입했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던 다저스도 대형 투수 영입을 시도했다. 다저스 역시 벌랜더와 연결됐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에이스인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트레이드에 열을 올렸으나 로드리게스가 이적 거부권을 사용해 최종 영입에 실패했다. 많은 유망주를 바탕으로 여러 선발 투수 영입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영입한 건 평균자책점이 6점대에 달하던 랜스 린이 전부였다.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가 16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6회 말 쐐기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결국 다저스가 여름 동안 영입한 건 소소한 자원들 뿐이다. 말썽쟁이 선발 노아 신더가드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내주고 내야수 아메드 로사리오를 받았다.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다저스 우승 멤버였던 키케 에르난데스를 영입하고 유망주 둘을 내줬다. 두 타자 모두 백업 자원에 가까웠다. 린에게 내준 닉 나스트리니 정도가 주요 지출이라 할 유망주였을 정도로 지출도, 영입도 적었다.

그런데 트레이드 마감시한 후 다저스가 가장 웃는 팀이 됐다. 다저스는 16일 밀워키전 승리로 마감시한 후 14경기 성적이 13승 1패에 달한다. 텍사스 레인저스(12승 2패)를 넘는 이 기간 최고 승률이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 약팀 상대 일정이 많다고는 해도 눈에 띄는 결과다.

특히 트레이드해온 자원들이 모두 기대 이상 활약을 펼치고 있다. 16일 밀워키전에서도 에르난데스가 쐐기타의 주인공이 됐다. 에르난데스는 팀이 2-1로 역전한 6회 말, 내야진을 가르는 중전 땅볼 안타로 2타점을 추가해 팀이 승리하게 하는 결정적 활약을 펼쳤다. 이날 활약으로 이적 후 성적이 타율 0.321 OPS 0.861에 달한다. 보스턴 시절(타율 0.222 OPS 0.599)와 180도 달라졌다.

에르난데스 이외에도 이적 선수들 대부분 활약이 뛰어나다. 린은 3경기 18이닝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과 22탈삼진으로 에이스급 활약 중이다. 4점대 후반 평균자책점에 머무르던 조 켈리는 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7탈삼진을 기록하다 잠시 부상자 명단으로 이탈했다. 롱 릴리프 라이언 야브로도 3경기 10과 3분의 1이닝을 소화,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를 남겼다. 로사리오도 2루로 뛰면서 타율 0.277과 OPS 0.824로 쏠쏠한 플래툰 자원이 됐다.

LA 에인절스 루카스 지올리토. 사진=게티이미지


다저스가 질주하는 동안 정반대로 주저앉은 팀도 있다. 다저스와 달리 연고 라이벌 LA 에인절스는 팀 내 최고 유망주를 지출하면서 가을야구 가능성에 올인했다. 포수 유망주 에드가 쿠에로와 왼손 투수 유망주 카이 부시를 내주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로부터 선발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와 구원 투수 레이날도 로페즈를 영입했다.

쿠에로는 에인절스가 사실상 유망주를 졸업시킨 로건 오호프 다음 가는 팀 내 최고 자원. 그를 포기한 건 오타니 쇼헤이의 FA(자유계약선수)가 다가오기 전 가을야구에 가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마감시한 후 3승 11패에 그치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한 지올리토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8.14으로 부진하다. 린으로 재미를 본 다저스와 정반대 결과다. 로페즈가 이적 후 6경기 평균자책점 1.29로 호투하지만 지올리토가 제 역할을 못해주고, 기존 선수들마저 부진하면서 급격히 추락했다.

LA 다저스 데이빗 페랄타가 16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득점 후 더그아웃에서 자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인을 할 당시,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가능성은 팬그래프 기준 14.8%였다. 낮았으나 올인을 해본다면 조금은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보름 남짓이 지난 현재 가능성은 단 0.5%에 그친다. 반면 당시 76.2%였던 다저스의 지구 우승 확률은 98.8%로 급상승했다. 포스트시즌 확률은 아예 100%다. 오타니는 올해도 가을과 멀어졌는데, 다저스는 올해도 언제나 그렇듯 가을을 준비하게 됐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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