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래서 철근 누락 못 찾았나…현장 81% 감리인원 미달

지난 3일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체적으로 감리한 주택 공사현장 10곳 중 8곳의 감리 인원이 법정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으로 LH의 감리 부실 문제가 꼽히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 감리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7월 LH가 자체 감리한 공사 현장 104곳 중 85곳(81.7%)은 배치된 인원이 법정 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발주청은 공사의 품질 점검, 현장 안전 등의 업무를 수행할 공사감독자를 선임해야 한다. 공사감독 적정 인원은 감리 직급에 따라 환산 비율이 다르다.

이를 고려하면 LH 자체 감리 현장 104곳에 필요한 총인원은 920명이지만, 정작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566명에 그쳤다. 의무 인력의 61.6%만 채웠다는 의미다. 예컨대 경기 시흥장현A-9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12공구의 적정 감독자 배치 인원은 18.9명인데, 실제로 배치된 감독자는 4.25명이었다. 필수 인원의 4분의 1도 못 채운 셈이다.

감리 인원이 미달된 공사 현장 중에는 수서역세권A3 등 LH가 지난달 말 발표한 ‘철근 누락’ 단지 7곳도 포함됐다. 수서역세권A3에는 배치 인원이 9.4명인데 7.2명만 투입됐고 수원당수A3은 4.94명(배치 기준 8.3명), 광주선운A 5.26명(8.9명), 양산사송A2 5.28명(9.1명), 인천가정2 3.61명(11.58명), 오산세교2 8.53명(12.8명), 파주운정3은 10.16명(15.9명)이 각각 투입됐다.

장 의원은 “LH가 처음 전수조사에서 밝힌 15개 철근 누락 단지 중 입주가 완료된 5개 단지를 뺀 10곳 중 LH가 자체 감독하는 7개 단지 모두가 법정 감리 인원이 미달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