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 "전경련 재가입, 정경유착 근절문제"

16일 준감위 임시회의 전 발언
"전경련 쇄신안 검토…맹목적 찬성 않을 것"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16일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에 대해 "삼성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임시회의 참석 전 '전경련 재가입 시 가장 우려되는 지점'에 관한 취재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위원장은 전경련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조직 개편 차원에서 내놓은 쇄신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다"며 "맹목적인 찬성이나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니라 준감위 검토를 계기로 국민 경제 발전과 삼성의 건강한 준법경영이 확립될 수 있는 결정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준감위 재가입 찬성 여부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위원님들과 자유로운 상황에서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준감위 임시회의 입장 전 발언하는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준감위는 이날 임시회의에서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소속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5개 계열사 전경련 재가입에 대해 논의한다. 삼성 준감위 논의 결과는 삼성은 물론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 전경련 복귀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이 임시 총회에서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꾸고 한경연을 흡수·통합한 뒤 회원명부를 이관하면 한경연 회원사 4대그룹 계열사들은 한경협에 재가입할 수 있다.

삼성 계열사 이사회는 전경련 임시총회 전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5개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세 차례 회의를 연 뒤 각사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거쳐 한경연 해산에 동의한 바 있다. 한경연 회원 자동 승계는 이사회와 준감위 논의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대그룹이 전경련에 복귀하려면 오는 22일 전경련 임시 총회 전 삼성 5개 계열사와 SK(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현대차(현대차, 기아,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LG(㈜LG, LG전자) 계열사 모두 재가입 결정을 해야 한다. 최근 포스코그룹도 전경련 재가입을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에서는 재가입 전제 조건으로 전경련이 일본 게이단렌과 함께 만든 20억원(한국 측 10억원) 규모 한일미래기금 출연 등을 할 때 준감위 승인을 받으라는 조건을 걸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돈다. 준감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임시회의 안건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