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쌀재터널 산사태, 산림청의 과도한 임도개설 때문"
[윤성효 기자]
▲ 창원 쌀재터널 산사태 현장 시작점인 임도 |
ⓒ 경남환경운동연합 |
▲ 쌀재터널 산사태 시작 지점 및 둘로 나뉘어진 계곡부 위치 |
ⓒ 경남환경운동연합 |
지난 10일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km 지점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양방향 차량 통행이 통제되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사태가 발생한 쪽 산은 사유지로, 산림청이 국비 보조를 받아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임도 개설 사업을 벌였다. 산사태가 발생한 도로에서 임도까지 직선거리는 450m 정도다.
"산림청이 조성한 임도 무너지면서 산사태 시작"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쌀재터널 산사태 원인은 산림청의 과도한 임도개설, 산림청은 임도정책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장 조사를 벌인 홍석환 부산대 교수는 "산림청이 급경사 사면에 조성한 임도가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시작했다"며 "임도에서 쏟아져 내린 산사태는 중간에 물길이 갈리는 지점을 만나 경사면을 따라 밀려 내려오던 토석이 힘을 잃고 쌓여 그나마 피해를 덜 본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하부로 갈수록 작은 계곡들이 합쳐지면서 더 큰 토사가 쏟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중간에 물길이 나뉘는 특이한 구조로 인해 이 정도의 사태로 끝난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설명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문제는 산사태가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 도로 위에서 4차선을 덮는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태풍으로 인해 드러났지만 산림청의 임도개설이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로 곳곳에서 발톱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도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창원 쌀재터널 산사태 현장 시작점인 임도 |
ⓒ 경남환경운동연합 |
▲ 창원마산 쌀재터널 산사태 현장. |
ⓒ 경남환경운동연합 |
경남환경운동연합은 "무분별한 임도 개설로 이제는 농·산촌뿐만 아니라 도심 주변까지 시민들이 생명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임도 개설로 인한 산사태에도 산림청은 산불 진압에 필수 시설이라며 매년 산불진화용 임도를 500㎞씩 늘려 2027년 3,207㎞까지 확충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작년 임도가 조성된 합천산불과 임도가 없는 하동산불에서 확인했듯이 임도는 산불진화에 전혀 효과가 없었다"라며 "오히려 합천산불지역은 임도 양측으로 산불이 확산된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외국 사례를 언급한 이들은 "이미 미국 산림청은 20년 전부터 법률로 임도의 조성을 중단하고, 오히려 줄여가고 있으며, 산림, 특히 계곡 주변의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미국 산림청의 제일 선결과제는 늘어나는 산불의 대응인데, 그 방법은 우리와 정반대임을 대한민국 산림청은 숨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로 폭우와 태풍은 더 거세지고 있는데 산림청은 1984년 개설을 시작해 2022년까지 2만 4929km에 달하는 임도량에도 늘어나는 대형 산불과 산사태를 해결하지도 못한 채 임도신화에만 매달려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산림청은 시민의 세금으로 매년 반복되는 시한폭탄을 제조할 것이 아니라 임도확대 정책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전환하여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라고 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쌀재터널 산사태를 포함하여 앞으로 모든 산사태 원인조사는 산림청과 관련 특수기관을 배제하여 그들에게 셀프면죄부를 주는 행위를 막아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우려 동의하지만 원인 단정 못 해"
이에 대해 강명효 경남도 산림관리과장은 "임도가 산사태 우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각종 태풍이나 폭우 등 재난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점검하는 곳이 임도 주변이다. 임도로 인해 피해가 유발되지 않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쌀재터널 산사태 원인에 대해, 강 과장은 "단정할 수 없고 애매한 부분이 있다. 원인이 맞다고 맞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라며 "이번에 창원에 많은 폭우가 내렸고 이전에도 그쪽에 토사 유출이 났던 적이 있다"라고 반박했다.
▲ 창원 쌀재터널 산사태 현장 시작점인 임도 |
ⓒ 경남환경운동연합 |
▲ 기반암을 비롯해 모든 토석이 쓸려 내려온 중부지점 |
ⓒ 경남환경운동연합 |
▲ 넓어진 계곡 하부지점부터 두 갈래로 계곡이 나누어져 도로에 쏟아진 토석의 양이 줄어듦 |
ⓒ 경남환경운동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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