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항상 KS 꿈꾸며 던진다" 돌아온 쿠에바스의 '어게인 2021'

차승윤 2023. 8. 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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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5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선발 쿠에바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항상 한국시리즈(KS)를 꿈꾸며 던진다."

윌리엄 쿠에바스는 KT 위즈의 역사에 영원히 남을 투수 중 한 명이다. KT는 지난 2021년 정규시즌을 공동 1위(76승 9무 59패)로 마쳤다.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삼성 라이온즈와 번외 순위 결정전(타이브레이크)을 펼쳤다.

그때 이강철 KT 감독이 고른 선발 투수가 쿠에바스였다. 그는 겨우 이틀만 휴식 후 타이브레이크 경기에 등판해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한 KT는 이후 KS에서도 1차전 선발로 쿠에바스를 낙점했고, 시리즈 4승 무패로 첫 통합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KS MVP(최우수선수)는 고참 박경수였으나 쿠에바스의 공헌도가 가장 컸다.

2023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5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두산 5회말 1사 1루 박준영 타석때 마운드를 방문 선발 쿠에바스를 진정시키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 한국을 떠났다가 올해 돌아와서도 쿠에바스에는 여전히 '우승 DNA'가 남아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6월 한국에 돌아온 그는 10경기에서 6승 무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호투 중이다.

성적이 보여주듯 어떤 상대 투수랑 맞붙어도 뒤처지지 않는다.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2019년 함께 한국을 찾았던 '입단 동기' 라울 알칸타라와 맞대결했다. 쿠에바스와 함께 2019년 KT와 계약했던 알칸타라는 이듬해 재계약 실패 후 두산으로 가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일본프로야구로 갔다가 두산에 돌아온 올 시즌도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4로 활약 중이다. 함께 한국에 온 지 5년이 지났지만, 두 투수가 맞대결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2023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5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가 1-0으로 승리 했다. 경기종료후 승리투수가 된 쿠에바스가 승리 세리머니하기위해 그라운드에 오르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에이스 매치 결과는 무승부였다. 두 투수 모두 산발 4출루만 허용하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대신 먼저 불펜이 가동된 두산을 상대로 KT가 득점한 덕에 쿠에바스가 시즌 6승을 챙겼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쿠에바스는 "친한 친구(알칸타라)와 맞붙어 너무 즐거웠다. 경기가 끝난 후 그에게 '수고했다. 너무 잘 던졌다'고 문자를 보낸 참"이라며 "알칸타라가 이전에도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올해도 그렇다. 그런 선수와 함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라고 전했다.

알칸타라가 그에게 2019년을 되새기게 했다면, 최근 절정에 오른 개인 기량과 팀 성적은 2021년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2년 전 타이 브레이크도 떠올라서 오늘 정말 재밌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2023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5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선발 쿠에바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한국에 오기 전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에서 평균자책점 6.14에 그쳤으나 한국에서는 거짓말처럼 되살아났다. 특히 8월 들어 3경기 평균자책점 0.43의 특급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쿠에바스는 "다저스 마이너 팀에 있을 때 하체 부담이 적은 투구 폼으로 훈련했는데, 그 효과가 나온 덕인 것 같다"며 "시즌 후반이 되면서 점점 몸 상태가 올라오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와 함께 KT도 연일 상승세다. 4~5월 16승 2무 29패(승률 0.356)로 최하위였던 KT는 6월 이후 37승 16패(승률 0.698)로 질주했다. 쿠에바스 합류로 선발진이 탄탄해진 덕분이다. 8경기 차 나는 1위 탈환은 어렵지만 2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2위로 마친다면 다시 한번 '빅 게임 피쳐'와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 쿠에바스에게 팀 성적 목표를 묻자 그는 "난 항상 KS를 꿈꾸면서 던진다"며 "우리는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KS 우승까지도 이룰 것 같다"고 자신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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