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물러날 임원진 내세운 ‘꼼수’…국민 속인 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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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쇄신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상임이사 모두에 대한 사표를 일단 제출받았다. 임직원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제 거취도 정부 뜻에 따르겠다."
무량판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이한준 사장이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약속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LH는 무량판 구조 부실공사에 대한 기본적인 공사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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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쇄신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상임이사 모두에 대한 사표를 일단 제출받았다. 임직원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제 거취도 정부 뜻에 따르겠다."
무량판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이한준 사장이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약속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이 사장은 이날 조치라며 임원 5명 중 4명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또다시 보여주기식 쇼라며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상은 사표를 수리한 4명의 임기가 종료됐거나 거의 끝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4명 중 2명은 임기가 이미 끝나 있었고, 나머지 2명은 다음 달 임기 만료로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LH가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LH의 ‘꼼수 임원 사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발생했을 때도 쇄신을 약속하며 상임이사 4명을 경질했는데, 이 중 2명의 임기가 당시 9일밖에 남지 않아 비판받았다. 그나마도 경질된 4명의 상임이사 모두가 연봉 1억원에 가까운 LH 사내대학 교수로 임기 2년을 보장받고 임용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LH는 무량판 구조 부실공사에 대한 기본적인 공사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LH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LH 아파트 91곳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실시해 15곳에서 철근이 누락됐다고 지난달 30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명이 거듭 바뀌면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LH 아파트는 결과적으로 102개, 부실공사가 발생한 LH 아파트는 모두 20곳으로 늘었다. 임직원의 비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 8월1일까지 LH 임직원의 내부 징계 건수는 299건에 달한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2009년 합쳐져 지금의 LH가 탄생했을 때만 해도 국민들은 신도시와 공공주택을 만들고 주거복지를 제공하는 공기업 LH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제는 LH가 어떤 혁신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이를 신뢰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정말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환골탈태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스로 혁신할 수 없다면, 검찰·감사원·국토부 등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LH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과 쇄신안이 마련돼야 한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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