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반복되자 방치…울산 9억 시계탑 모형기차 결국 고물 신세 [세금낭비 STOP]
지난 14일 울산 중구 성남동 중심가. 지역 대표적인 구도심 상권밀집지로, 서울 명동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곳엔 연기를 뿜으며 움직이는 '시계탑 모형기차'가 있다. 2015년 울산 중구가 9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이 조형물은 1920년대 이곳에 울산역이 있었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열차 6량을 이은 형태로, 길이 10.4m, 무게 1.9t에 달한다. 조형물은 공중 약 16m 높이에 설치된 그리스 신전 모양의 원형 시계탑(지름 26m) 주변을 돈다. 매시 정각마다 수증기를 뿜으며 기적 소리를 낸다.
그런데 이 모형기차는 고장 난 채 수년째 방치 중이다. 성남동에 사는 60대 상인은 "시계는 늘 멈춰 있고, 모형기차는 움직이지 않는지 오래다. 저런 고물을 만든다고 왜 돈을 들인 거냐"고 비판했다.
2016년부터 고장 반복, 2020년부터 방치
잦은 고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예상됐다고 한다. 모형기차는 별도 가림막이 없다. 즉 실외에 노출된 상태로 비와 바람을 맞으면서 동작한다. 배터리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멈추기 일쑤였다. 시계탑 위 레일 역시 정교한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치 업체 연락 닿지 않아
익명을 원한 중구 관계자는 "최초 시계탑 모형기차를 설계하고 만든 경기도 모 업체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예산을 들여 새로 설계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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