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의사와 20년 인연… "주치의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3. 8. 16. 09: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방암 수술 후 20년 생존자 4인 인터뷰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에서 유방암 수술 후 20년을 생존한 생존자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4명의 생존자는 모두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이사장에게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암 환자들에게 자신을 수술해 준 의사는 '생명의 은인' 같은 것이다. 수술 후에도 계속 인연을 이어간다면 이보다 더 든든한 지원군은 없을 것이다.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에서 지난달 21일 '유방암 극복 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이사장(유방외과 전문의)에게 수술받은 지 20년이 된 환자 4명을 축하해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김성원 이사장 역시 2003년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로 부임하고 첫 수술을 한 지 20주년이 됐다. 김성원 이사장은 "유방암 수술 후 20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이겨낸 생존자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해주고 싶다"며 "많은 유방암 환우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방암 수술 후 20년을 생존했다는 것은 유방암 재발이나 2차암(다른 부위 유방에 또다른 암이 생김)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김 이사장은 말했다.

"주치의 신뢰, 긍정적인 생각이 암 극복에 큰 힘"

이대화(73)씨는 김성원 이사장의 첫 수술 환자다. 그의 오래된 수술 노트에는 이대화씨에 대한 기록이 세세하게 있다. 김성원 이사장은 "2003년 6월 5일이었고, 3.5㎝ 암 크기에 림프절 전이가 있었고 삼중음성 타입의 유방암이었다"며 "내가 책임지고 집도한 첫 수술이었기 때문에 가장 정성스럽게 수술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삼중음성 유방암의 경우는 예후가 안좋다고 알고 있는데, 수술을 잘 해줘서 그런지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며 "김 이사장은 매번 환우회에 참석하는 등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컸는데, 당시 주치의를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고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차학연(70)씨는 20년 전 유방암 1기로 완전 절제 수술을 했다. 수술을 마치고 정기 검진을 하던 중에 반대쪽 유방에도 암을 발견, 김 이사장에게 또 수술을 받았다. 차학연씨는 "다행히 양쪽 모두 조기에 발견해 항암제 투여도 안 했고 예후가 좋아 만족스럽다"며 "두 번 모두 수술을 해준 김 이사장은 자주는 못 보지만, 가끔 보기만 해도 병이 낫는 것 같다"고 했다.

정수영(62)씨는 2기 초로 진단을 받았고, 림프절 절제까지 해서 처음엔 부종으로 고생을 좀 했지만, 김 이사장이 하라는 대로 해서 잘 이겨냈다. 정씨는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 건강 관리에 해이해지기도 하는데, 환우회 활동을 통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고 정보도 얻으면서 마음을 다 잡았다"고 했다.

박은순(60)씨는 2기 초로 진단을 받았고 항암 치료까지 받았다. 친언니도 유방암으로 김성원 이사장에게 수술을 받았다. 박씨는 "유방암 극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라며 "유방암 치료제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큰 걱정을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기를 권한다"고 했다.

김성원 이사장은 "유방암 수술 후 생존 20주년 기념패를 받은 환우는 우리나라에 없을 것"이라며 "30주년 40주년에도 기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등 인연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유튜브 댓글 등 환자 소통에 적극적

김성원 이사장은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센터장을 역임한, 유방암 수술 명의다. 2015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3000건, 대림성모병원에서 1300건을 집도했다.

김 이사장은 "유방암 수술은 병기, 암 성격에 따른 표준 수술법이 있기 때문에 수술 의사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큰 암은 아니다"며 "다만 유방이 여성성을 상징하는 만큼 '예쁘게' 수술 했느냐, 환자의 심정을 헤아려 소통을 잘 했느냐가 환자 만족도를 좌우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암 환우회인 분당 비너스회를 만들었고, 대림성모병원에서도 카카오톡을 통해 환자 상담을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유방건강 TV'를 운영, 매주 화요일 4시에 라이브를 통해 환자와 소통하고 있다. 댓글에 답변도 김 이사장이 직접 달아준다. 진료실에서 못다한 심도 깊은 상담을 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암 떼고 성형까지… 3월엔 방사선 치료기 도입

김성원 이사장은 유방암 절제와 동시에 재건 성형까지 하는 국내에서는 드문 외과 의사다. 그는 "암 절제 수술은 '파괴'의 측면이 다소 있지만, 재건 성형을 같이 하다 보니 환자를 행복하게 하는 선한 행동을 하는 것 같아 보람이 크다"며 "외과 의사가 성형까지 같이 해서 좋은 점은 암을 절제할 때부터 성형을 고려해서 절제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는 2015년 김성원 이사장이 부임하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 해 300건 이상 유방암 수술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본관 3층 전층을 리모델링해 유방센터로 쓰고 있다. 유방외과, 혈액종양내과, 산부인과 등 외래 진료실과 함께 유방촬영실, 유방초음파실 등이 한 층에 모여있다. 유방 초음파실 뿐만 아니라 탈의실도 1인실로 만들 만큼 환자들을 위한 배려를 했다. 첫 진료 당일 유방 검사와 결과 상담이 가능한 것 대림성모병원만의 장점이다.

김성원 이사장은 "내년 3월이면 방사선 치료기가 들어온다"며 "방사선 치료기는 도입에 60억~70억원의 비용이 들어 중소병원급에서는 부담스럽지만, 유방암 치료에 모든 것을 다갖추기 위해 투자했다"고 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