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유엔사 후방기지 역할 확대되나
한미일 연합훈련 때 대규모 투입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일본에 위치한 유엔사 후방기지가 한미일 연합훈련에 주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사시 미군을 비롯한 증원전력의 핵심기지역할을 하기 때문에 연합훈련은 물론 전력까지 대폭 보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며 일본의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를 부각시켰다.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이 북한을 침략을 억제하는 안보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는 한반도 유사시 별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없이 회원국 전력을 즉각 제공하게 된다. 유엔사 전력 제공국은 6·25전쟁 참전국인 한국, 미국, 호주 등 18개 나라다. 일본은 전력 제공국은 아니지만, 7곳의 유엔사 후방기지는 일본의 협조가 없으면 유사시 원활한 증원이 이뤄지기 어렵다. 일본과의 군사외교를 강조하는 이유다.
일본에 위치한 유엔사 후방기지는 요코스카(해군), 요코다(공군), 캠프 자마(육군), 사세보(해군)를 비롯해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 화이트비치(해군), 후텐마(해병대) 등 7곳이다. 주일미군 5만명이 분산 배치되어 있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 7함대 사령부의 거점이다.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떠다니는 군사기지’ 핵 추진 항모 조지워싱턴호의 모항이기도 하다. 요코스카에서 출항하는 함정은 한반도에 48시간, 필리핀에는 60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미 5공군사령부이기도 한 요코다 공군기지에는 C-130 등의 대형 수송기가 배치돼 있는데, 한반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 수송기가 병력과 물자를 한반도에 보내고 미국인을 일본 본토로 철수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가데나 기지는 한반도에 종종 출동하는 F-22 스텔스기, RC-135 계열 정찰기 등이 배치돼 발진하는 곳이고, 사세보 기지는 중형 항모 크기의 대형 강습상륙함 등이 정박하고 수백만t의 비축 탄약이 있는 곳이다.
오키나와 함대지원단이 위치한 화이트비치 해군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 해병이 출정하는 곳이다. 주일 미 제3해병기동군은 한반도 유사시에 가장 빨리 투입되는 대규모 증원 병력 중의 하나다. 화이트비치 해군기지에서 출발한 미 해병은 하루 만에 한반도에 도착해 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 주일미군 후텐마 해병항공기지는 한반도 유사시엔 유엔사 후방 기지의 비행장으로 임무가 전환된다.
한미일은 18일 열리는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연합훈련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실시된 한·미·일 3국 연합 훈련은 수색 구조, 미사일 탐지·추적(경보), 대잠수함 등 크게 3개 분야다. 수색구조훈련은 2011년부터, 미사일 탐지·추적(경보)훈련은 2016년부터, 대잠수함 훈련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4월부터 실시했다.
이 훈련을 비롯해 한미는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 나설 예정인데 이 기간 동안 30여 건에 이르는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진행해 부대별·제대별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지난 상반기 ‘역대급’으로 진행됐던 한미연합 ‘자유의 방패·전사의 방패(FS·WS)’때의 25건보다 실기동훈련 수가 더 늘어났다. 연합야외기동훈련에 7개 유엔사 후방 기지(주일 미군 기지)전력이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북한은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유엔총회에서 김성 주유엔북한대사는 "남한에 있는 유엔사는 미국이 불법으로 만들어 행정과 예산 모든 면에서 유엔과 무관하다"며 "유엔사 존립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남한 점령을 합법·영속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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