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이강인, PSG 주전경쟁에서 대표팀 차출논란까지

이준목 2023. 8. 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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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선수의 상황-미래 배려하는 현명한 해법이 필요해

[이준목 기자]

올여름 프랑스 리그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로 이적한 이강인의 행보에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소속팀 PSG가 대대적인 팀 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가운데 이강인의 포지션과 주전경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강인은 현재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동시에 중요한 선수로 여겨지고 있으며, 한국축구계 내부에서도 이강인의 차출 여부를 둘러싼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PSG는 프랑스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명문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강호다. 하지만 최근 슈퍼스타들의 거취 문제를 두고 구단 내외부가 시끄러운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 시즌까지 PSG에서 활약하던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미국으로 떠났다. 구단의 또다른 간판스타였던 킬리안 음바페와 네이마르도 이적설에 휩싸였다.

당초 두 선수 모두 팀을 떠나거나, 혹은 음바페만 이적하고 네이마르는 잔류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PSG는 지난 8월 14일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음바페가 1군훈련에 복귀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음바페는 이번 여름 이적 문제로 PSG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PSG와 계약만료를 1년 앞둔 음바페는 구단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다음 시즌 자유계약(FA)으로 이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행선지로는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유력했다. PSG는 이적료없는 매각을 불허하며 음바페를 1년간 출전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음바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7월까지만 해도 구단과 선수 모두 각자의 입장을 강경하게 내비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듯 했다.

그런데 2023/24 시즌 돌입 이후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음바페가 빠진 PSG는 로리앙과의 개막전에서 저조한 경기력 끝에 무승부에 그쳤다. 구단과 선수 모두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은 마찬가지였다. PSG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 등 구단 수뇌부가 음바페를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음바페는 구단과 화해하고 1군 복귀에 성공했다.

이적하는 네이마르
 
 3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3차전’ 파리 생제르맹(PSG) 대 K리그1 전북 현대 경기에서 PSG 이강인이 네이마르의 두 번째 골을 함께 축하해주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프리시즌 내내 PSG의 아시아 투어까지 동행했던 네이마르는 갑작스럽게 팀 계획에서 제외됐고 결국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알 할랄에 입단하게 됐다. 

또한 PSG는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던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윙어 우스만 뎀벨레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부상이 잦아서 재능을 만개하지는 못했지만 건강하다면 측면에서 유려한 드리블과 빠른 속도로 수비진을 뒤흔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PSG는 그간 메시나 네이마르같은 초대형 스타들을 영입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강인을 비롯한 마누엘 우가르테-밀란 슈크리나아르 등 꼭 필요한 포지션에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미래를 내다보는 실속 위주의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강인은 PSG 유니폼을 입고 프랑스 리그 공식데뷔전이었던 로리앙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은 장기인 유연한 드리블과 탈압박, 킬패스능력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다. 아쉽게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PSG가 이강인을 영입했는 이유와, 충분히 주전경쟁을 노릴 수 있는 잠재력을 증명했다.

네이마르의 이적은 아쉽지만 골결정력이 뛰어난 월드클래스 공격수인 음바페가 합류한다면, 이강인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PSG에서 이강인의 킬패스를 이어받아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단연 음바페다.

또한 이강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주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뎀벨레와 마르코 아센시오 등은 현재 이강인의 경쟁자로 분류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들이 건재하다면 이강인을 굳이 최상의 포지션이 아닌 윙어로 쓸 필요가 없어진다. 오히려 이강인이 2선 중앙이나 3선까지 내려가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강인의 거취는 축구대표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강인은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이후 A대표팀에서 핵심전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24세 이하 대표팀에도 발탁된 상태다.

하지만 이강인이 올여름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하면서 아직 새 소속팀과 선수차출문제에 대한 조율이 완료되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아시안게임은 FIFA(국제축구연맹)에서 정한 의무차출규정에 해당되지 않아서 소속팀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병역혜택이라는 조건이 걸려있기 때문에 미필자인 선수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대회이기도 하다.

문제는 9월 유럽 원정 A매치를 앞둔 성인대표팀 클린스만호 역시 최정예멤버를 구성하기 위하여 이강인을 원하고 있다는 것. 통상적으로 선수의 차출이 겹치면 상위무대인 A대표팀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을 차출한다면, 그의 조기합류를 원했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대회 개막전까지 이강인과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보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나서야 한다. 이강인이 A매치에서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이강인의 공백은 물론이고 귀중한 선수 엔트리 한 장을 날릴 수도 있다. 

더구나 소속팀 PSG로서는 개막전부터 선발출장시킬만큼 중용하고 있는 이적생 이강인이 데뷔 첫 시즌부터 A팀과 아시안게임을 넘나들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소속팀 일정에 불참하게 되는 상황을 반길 리가 만무하다. 축구협회로서는 소속팀 PSG로부터 최대한 차출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내부에서는 A팀과 24세 이하 팀간의 입장차이를 현명하게 중재하고 조율해 야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는 그만큼 이강인이 한국축구와 PSG 모두에서 중요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팀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선수의 상황과 미래까지 배려하는 현명한 해법이 필요하다. 유럽의 빅클럽에서 살아남기 위한 주전경쟁만으로도 쉽지 않을 젊은 선수에게 대표팀 차출문제로 과도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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