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강남 단골 병원서 마약류 11차례 처방

"피부 질환 치료 목적" 주장
경찰, 불법 투약 여부 확인 중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뜨린 피의자 신모씨(28)가 강남의 한 병원에서만 향정신성의약품을 11차례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약물을 복용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씨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신씨가 강남의 한 병원을 자주 이용하며 케타민과 프로포폴 등 4가지 향정신성의약품을 11차례 처방받아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이에 피부 질환 때문에 의료 목적으로 처방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투약 약물이 치료 목적에 맞는지 등을 조사한 뒤 신씨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다만 경찰은 약물 오남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불법 투약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앞서 신씨는 지난 2일 사고 직후 간이검사에서 케타민이 검출되자 지난달 31일 투약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신씨는 사고 전날인 지난 1일 케타민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사고 당일에도 수면 마취제 등을 2회 연속 투약한 뒤 비틀거리며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신씨가 이틀 연속 투약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투약 날짜를 바꿔 말하는 등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지난 1일과 2일에는 각각 다른 병원에서 이를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왼쪽), 이 사고로 20대 여성에 중상을 입힌 가해자 모습(오른쪽). [사진출처=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한편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A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후 국과수 검사에서 향정신성의약품 7종이 검출됐다.

신씨는 지난 10일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사고 직후 구호 조치를 했고 최근 마약 투약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6년 필로폰을 다섯차례 투약했다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가 밝혀졌다.

이 사고로 피해자 A씨는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복부와 머리에 중상을 입었다. 5일 새벽부터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당부한 상태다.

법원은 11일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신씨를 구속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