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아닌 게임체인저…정의선이 새 역할 독려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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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는 제조업체다.
성능이나 내구성, 연료 효율이 좋은 차를 적은 비용으로 만드는 게 회사 경쟁력의 잣대로 평가받는다.
정세영 회장은 현대차 기틀을 만들고 키운 주역으로 90년대 후반 조카인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지분을 넘기고 갑작스레 회사를 떠났다.
정주영 회장이 현대라는 회사를 세워 도로를 닦은 일, 정세영 회장이 우리 독자개발 차량을 개발한 일, 정몽구 회장이 품질을 갈고닦은 일 모두 큰 틀에서는 우리 사회가 보다 편안하게 이동하기 위한 공로였다며 하나로 아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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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서비스업 전환·소프트웨어 중요성 ↑
싱가포르 혁신센터 차세대 공장 원형
자동차 회사는 제조업체다. 성능이나 내구성, 연료 효율이 좋은 차를 적은 비용으로 만드는 게 회사 경쟁력의 잣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공식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전동화 흐름에 맞춰 차량 제작기술이 상향 평준화한 데다,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지면서 차량의 전장화 추이도 한층 빨라졌기 때문이다.
차량과 차량, 차와 주변 인프라가 서로 연결된 자율주행 상황에선 ‘좋은 기계’보다는 ‘똑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 됐다. 19세기 후반 자동차가 생겨나고 100년 넘게 이어졌던 흐름과 앞으로의 변화가 완전히 결이 다를 것이라고 진단하는 것도 그래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석부회장에 오른 후 처음 주재한 2019년 시무식에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절감했다"며 "상상과 미래 영역으로 구분되던 일이 현실이 돼 업종 간 경계 없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체인저로 거듭나야 한다고 직원을 독려한 것도 이 자리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징후는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영입해 중용한 데서 엿볼 수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와 퍼듀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개발자 출신인 송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네이버 등 국내외 IT업계를 거쳐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는 지금 회사를 차렸다.
안팎에서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으나 정 회장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이 회사에 투자했고 송 대표를 현대차그룹 사장으로 앉혔다. 송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과 모빌리티 솔루션, 앞으로 설립할 그룹 소프트웨어 센터를 총괄한다. 직급상으로는 이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 연구개발본부장)와 같은 사장급이지만 그간 기계공학도 출신이 주름 잡아 온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조직에선 상징적인 변화로 꼽힌다.
싱가포르에 들어선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도 과거와 달라진 경영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곳은 전기차를 만들어 파는 완성차 공장이자 앞으로 짓거나 바뀔 현대차그룹 공장의 원형(原型)격인 마더팩토리 역할을 맡는다. 공정 과정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건 물론 부품 등 물류를 자동화하는 걸 목표로 한다.
통상 완성차 공장은 규모의 경제를 위해 외형을 키우는 게 일반적인데 이 공장은 연산 3만대 규모로 기존 공장의 10분의 1 수준이다. 다품종 맞춤형 소량생산도 충분히 제작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2020년 기공식 당시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는 세계 최초 설비로 현대차그룹의 의미 있는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최근 관심은 개별 제품이나 브랜드 차원을 넘어 기업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다. 자칫 불편할 수도 있는 과거 포니의 개발 스토리를 안팎에 적극 알리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포니는 현대를 창업한 정주영 선대회장의 동생 정세영 회장이 회사 초창기 개발을 주도한 모델이다. 정세영 회장은 현대차 기틀을 만들고 키운 주역으로 90년대 후반 조카인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지분을 넘기고 갑작스레 회사를 떠났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월 포니 쿠페 복원모델 공개행사에서 "정주영 선대회장, 정세영 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주영 회장이 현대라는 회사를 세워 도로를 닦은 일, 정세영 회장이 우리 독자개발 차량을 개발한 일, 정몽구 회장이 품질을 갈고닦은 일 모두 큰 틀에서는 우리 사회가 보다 편안하게 이동하기 위한 공로였다며 하나로 아울렀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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